비트코인, 파월 발언에 또 출렁…"달러 역할 못 한다", 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23 08: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파월 연준 의장, BIS 행사서 가상화폐 변동성 경고

  • "변동성 큰 가상화폐, 금 대체한 투기자산에 불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암호(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경계심을 22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차세대 결제수단으로 주목 받는 가상화폐가 달러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 참석해 “가상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유용한 가치 저장소가 아니며 어떤 것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본질적으로 달러보다는 금을 대체하는 투기적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를 ‘화폐’보다는 ‘자산’으로 인식하고, 큰 변동성이 가치를 저장하는 화폐의 기본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비트코인 시장이 출렁거렸다면서도 비트코인 1코인당 가격이 5만7000달러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암호화폐의 거래 활동이 급증하고, 금융산업의 (비트코인) 수용이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7개월 동안 급등했다”고 덧붙였다.
 

23일(현지시간) 오전 6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홈페이지 캡처]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비트코인당 가격이 6만 달러를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전기자동차 업계의 선두주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과 함께 금융기업들의 비트코인 거래 또는 투자·거래수단 수용 등의 발표가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파월 의장 발언 후폭풍이 시장을 지배, 23일 오전 6시 50분 현재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5.76% 하락한 5만4406.3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파월 의장 등을 비롯해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미국 이외 한국 등 다른 국가 정부 당국도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에서의 민간 암호화폐 거래는 물론 보유하는 것에도 법적 처벌을 내리는 법안을 준비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 퇴출을 본격화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에서 자체 개발 중인 디지털화폐의 최종 모델이 2년 뒤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연준은 현재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가상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것(가상 디지털 화폐)을 진행하려면 의회, 정부,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이러한 대중적 참여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NBC는 연준의 디지털 화폐 개발 작업이 앞으로 2~3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연준의 개발 목적은 즉각적인 구현보다는 중앙은행이 후원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가설을 확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화폐 도입에는 입법 과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의회의 지원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법률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디지털화폐와 관련 연준보다는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디지털화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중국이 디지털화폐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연준이 앞장서 중국과 같은 행보를 보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파월 의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효율이 높은 지불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디지털화폐가 돈세탁, 해킹, 테러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더 안전하고 신속하게 자금을 옮길 수 있는 결제수단 개발의 필요성이 부각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