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확실한 리스크 관리 있어야 코로나 위기 극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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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3-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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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지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 역임

[사진=유대길 기자]

"지난해 전대미문의 전염병은 유례없는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확실한 리스크 관리가 있어야만 신탁업계와 KB부동산신탁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연착륙할 수 있습니다."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분양시장과 건설사의 재무상태 악화로 인한 신용위험이 신탁사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KB부동산신탁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난 서 대표가 현재의 부동산금융 현황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은 그간의 경험이 농축된 결과다.

그는 KB국민은행으로 입행해 영업·재무·리스크관리 등 그룹 내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재무기획부장, 중앙지역영업그룹대표,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까지 KB금융지주에서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역임했다.
 
영업·재무·리스크관리 경험, 부동산금융에 접목
 

그간의 풍부한 경험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의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서남종 대표는 "부동산과 금융시장은 예전보다 더 높은 변동성 아래 놓여 있고, 다양한 디지털 전환과 혁신으로 기업환경은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리스크 관리체계를 선진화하고 전문역량을 배양해야 선제적이고 적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토지신탁 상품별로 수주한도와 기준을 운영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분양시장·시공사 재무상태의 전반적인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위기상황 장기화에 대비한 전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 상품별로 위험요소를 분석해 이에 기반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외부충격이 와도 빠른 회복이 가능하고, 사후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영의 필수조건으로 떠오른 ESG경영에도 그간의 경험을 녹일 계획이다. 그는 ESG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지내는 동안 리스크 관리를 리스크 전략 개념으로 전환해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며, KB금융지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당시에는 디지털 혁신에 동반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에 대한 대응체계 및 ESG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 왔다.

서 대표는 "리스크전략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고객 중심의 경영방침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부동산개발업자, 금융투자자, 건설회사, 소규모 하도급 공사업체, 수분양자가 동반 성장하는 '평생금융파트너'로서의 신뢰를 확보해 지속 가능한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파고' 넘은 신탁 시장, 올해 전망은?

[사진=유대길 기자]


서 대표는 "지난해는 팬데믹 상황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고 서울·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주택,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꾸준해 신탁을 활용한 개발 사업이 증가했다"며 "그 결과, 신탁시장의 규모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668억원으로 전년(617억원)보다 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832억원) 대비 10% 증가한 917억원을 기록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부동산 개발업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주택·오피스텔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고, 최근 투자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한 규제가 예상되는 등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 대표는 재무건전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시장 위험에 대비해 KB부동산신탁은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 적정한 한도를 설정하고, 회계적으로 인정받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관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계획"이라며 "언택트 시대의 부동산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참여 확대로 주택과 오피스텔, 상가 일변도의 부동산 개발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등에 업은 KB부동산신탁, 안정성·자금력 확보

보수적인 부동산신탁 시장에서 KB부동산신탁이 사업다각화를 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리딩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의 계열사로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한 덕분이다.

서 대표는 "정비사업을 추진하거나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 시 필요한 사업비를 비교적 낮은 금리로 충분하게 공급할 수 있다"며 "대다수 정비사업지의 고민인 초기자금 문제를 원활히 해결해 사업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KB부동산신탁만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정적인 자금조달은 정비사업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양률, 공사비 확보, 사업지연 등 시공사의 리스크를 낮춰 위탁자의 사업비 절감과 사업성 개선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KB부동산신탁의 또 다른 강점인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상품성 개선에도 나섰다.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보수적 태도가 장기적으로는 시장 내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량한 건설사에게는 보다 많은 사업기회를 부여하고, 작지만 튼튼한 건설회사는 재무상황과 시공능력 등을 감안해 사업참여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러한 상품성 개선과 더불어 책임준공 사업의 시공사, 금융기관 등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 시장점유율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츠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과 풍부한 유동성 흡수가 맞아떨어지며 시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서 대표는 "사모리츠 중심에서 벗어나 2017년부터는 소액투자자부터 고액자산가까지 모두가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공모리츠를 계열사인 KB증권, KB은행을 포함한 다수의 은행·증권을 통해 출시해 오고 있다"며 "향후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핵심지역의 우량 자산을 기초로 하는 상장리츠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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