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입은 '그 옷'...경찰·군인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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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3-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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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1만벌, 경찰청 2천벌 페트병 재활용 의류 구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여의도 국회 간 화상으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당정추진본부회의'에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재생 의류를 입고 참석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고위 공무원 복장은 무채색 계열의 정장이거나 노란색 공무원 근무복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지난 1월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당정추진본부회의'는 생경하기 그지없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 장·차관이 일제히 캐주얼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공무원들이 공식 회의 석상에 편한 점퍼 형태의 옷을 입고 참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심지어 가슴팍에는 '블랙아크'라는 특정 업체명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는 일반적인 상업 점퍼가 아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K-rPET(케이-알피이티) 재생 의류다. 

앞으로 홍 부총리뿐 아니라 군인과 경찰도 폐페트로 만든 옷을 입게 된다. 환경부는 15일 국방부·경찰청·섬유산업연합회와 투명 페트병으로 만든 기능성 의류를 시범 구매하는 자원 순환 서약식을 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만벌, 경찰청은 2000벌의 국내 페트병 재활용 의류를 구매하게 된다.
 

국방부, 경찰청 구매의류 시제품 [사진=환경부 제공]

이번에 군인과 경찰이 입을 예정인 투명 페트병 기능성 옷은 여름용 및 겨울용 운동복 1만벌, 간이근무복 600벌 등의 형태로 구성됐다. 가격은 상·하의 한 벌에 3만5000원 내외로, 총 4억100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군인·경찰처럼 수요 잠재력이 높고 대국민 홍보가 가능한 중앙부처부터 재활용 제품을 구매해 소비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공공기관의 재활용제품 구매를 독려하기 위해 재생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조달청 혁신 제품으로 등록하고, 지자체가 재생 원료 사용 제품을 구매토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옷이지만 일반 의류와 다를 바가 없다. 페트병으로 옷을 만드는 과정은 우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분리 배출된 페트병을 재활용선별장에서 선별해 압축한다. 

이를 재활용 업체에서 분쇄해 씻은 후 펠렛 제조업체에 넘기면 이곳에서 원료인 '칩'을 만든다. 이를 토대로 원사업체가 원사를 제조하면 의류업체는 원단을 봉제해 옷을 만들어 낸다.
 

페트병 재활용 의류 제조 공정 [사진=환경부 제공]

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블랙야크, 코오롱, 플리츠마마 등은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류·가방·신발 등 다양한 재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자원을 선순환하는 구조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다. 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 아파트(공공주택)에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 제도를 시행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15개 수거·선별업체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 별도 수거량은 제도 시행 첫 주(12월 25~31일)엔 126톤이었다. 2월 17~25일에는 221톤으로 약 75%까지 급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의 순환자원 정책과 소비자의 윤리 소비 경향이 맞물려 폐페트를 활용한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폐페트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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