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레전드' 스크린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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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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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감독들, 신작 영화로 돌아오다[사진=각 영화 포스터]

영화계 굵직한 획을 그은 '거장' 감독들이 돌아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계가 위축된 가운데 영화 팬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 '왕의 남자' '동주' 이준익 감독과, '회로' '도쿄 소나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등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준익 감독이 오는 31일 신작 '자산어보'로 관객과 만난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섬 안에 덕순 장창대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문을 닫고 손님을 사절하면서 독실하게 옛 서적을 좋아했다. (…) 결국 나는 그를 초청하고 함께 숙식하면서 함께 궁리한 뒤, 그 결과물을 차례 지워 책을 완성하고서 이를 '자산어보'라고 이름을 지었다"라는 어류학서 '자산어보' 서문에서 출발했다고.

이준익 감독은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왜 쓰게 되었는지, 어떻게 유학자가 그토록 상세하게 자연을 책으로 기록할 수 있었는지를 집중, 자연스레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창대라는 인물을 주목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정치사나 전쟁사와 같이 보통의 사극 영화가 다루는 거시적 관점이 아닌, 그 안의 개인을 조명하는 미시적 관점의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앞서 이준익 감독은 인물에 관한 애정 어린 통찰력과 세심한 연출력으로 시대극의 대가로 불리며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아왔다. 조선 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정통 사극 '사도'부터, 평생을 함께할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송몽규 열사의 청년 시절을 담아낸 '동주',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따랐던 독립투사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강렬한 삶을 그려낸 '박열'까지. 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해 역사 속 인물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하는 것은 물론, 현시대까지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내 관객들에게 울림을 전하던 그가 올해 또 한 편의 시대극 영화 '자산어보'로 돌아와 기대감을 높인다.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인간합격' '회로' '도쿄 소나타' 등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던 일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도 신작 '스파이의 아내'로 관객과 만난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의 아내'는 1940년대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타카하시 잇세이)가 만주에서 목격한 엄청난 비밀을 세상에 알리기로 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가 만류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톱스타 아오이 유우와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수상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첫 상영 후 평론가들이 한 해 각자의 베스트 영화를 꼽는 사사로운 리스트에서 '퍼스트 카우'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가장 흥미로운 영화가 그 가면을 벗는다"(Variety), "2차 세계대전을 다룬 흡입력 있는 웰메이드 스릴러"(The Hollywood Reporter),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차분한 스릴러. 최근 몇 년간 그의 영화 중 최고!"(Indiewire)라며 호평을 얻고 있는 바. 작품성은 물론 흥행 또한 기대하게 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일본영화의 희망으로 추앙받고 있는 감독. 80년대 후반 '지옥의 경비원' '야쿠자 택시' 등 폭력과 섹스를 소재로 한 작품 등이 피아영화제에 소개되면서 시선을 끌었다.

세기말 증후군 속에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내 영화 팬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으며 '큐어' '인간합격' '회로' 등 스릴러 등 장르와 기괴하면서도 작가주의적인 연출법으로 칸 영화제, 베네치아 영화제 등에서 사랑받았다.

현대인의 이상 심리를 통찰력 있게 관찰, 스릴러, 서스펜스, 공포물 등을 아우르며 자유분방한 연출력으로 사랑 받았던 구로사와 기요시는 '스파이의 아내'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

특히 '스파이의 아내'는 공포 영화의 대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구로사와 감독이 도전한 첫 시대극. 태평양 전쟁 직전 731부대로 알려진 일본의 생체 실험 역사 등 민감한 시대적 문제를 주제로 꺼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 시대는 사회와 인간이 좋지 않고 긴장된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주로 현대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의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현대 사회를 무대로 하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자유인지를 또렷하게 제시하기 힘들다 생각했다. 그래서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영화가 끝난 적이 많았다"라고 털어놓으며 "전쟁 중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이를 선명히 그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 예전부터 이를 꿈꿔왔다"라고 밝혔다.

'스파이의 아내'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사진=엠엔엠인터내셔널(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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