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오승록 노원구청장 "바이오단지 조성해 노원을 제2의 판교로"

한지연 기자입력 : 2021-03-03 10:36
국내외 바이오기업, 대학병원, 연구단지 조성해 노원구 미래 먹거리 준비할 것

오승록 노원구청장 인터뷰[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노원구를 한국판 '美 보스턴 바이오단지'로 만들겠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바이오단지가 성공하려면 기업과 연구기관, 병원이 융합연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융합연구가 가능한 바이오 의료특화단지를 조성해 판교나 마곡처럼 일자리와 도시의 활력이 넘치는 노원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 숙원 사업인 서울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S-BMC)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구는 지난해 말 창동차량기지와 도봉 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세계적인 바이오 메디컬 산업단지로 개발할 청사진을 밝혔다.

서울대병원과의 업무협약을 필두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도 유치할 계획이다. 연구병원-기업-R&D(연구개발) 연구소 3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기존에 없던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조성, 노원구의 100년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현재 서울대병원 외에도 국내 빅5 대형병원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서울대병원과는 지난해 말부터 TF를 구성해 S-BMC 성공을 위한 과제, 정책 발굴 등 밑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단지가 성공하려면 유전자 치료나 의료기기, 세포 등 특정 분야에서 앵커시설이 될 최고 수준의 병원을 유치하는 게 관건"이라며 "연구와 임상이 동시에 가능하고, 이를 활용할 의료 빅데이터 구축과 규제 완화를 통해 오송, 송도, 원주, 홍릉 등 기존 바이오단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S-BMC가 완성되면 '베드타운'에 머물던 노원구가 판교처럼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는 교통과 생활편의, 일자리, 주거 등 4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서울에 있어 교통이 뛰어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주거환경과 학세권이라는 입지적 강점이 있다"면서 "바이오단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직장-학교-주거 조건을 완벽하게 갖춰 국내외 인재들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오 구청장은 S-BMC에 바이오 단지뿐 아니라 호텔, 쇼핑, 컨벤션 등을 함께 조성해 약 8만개의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도심 재개발, 재건축도 구청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노원구는 1980년대 상계동 등 총 15개 택지개발지구가 조성돼 2030년이면 총 124개 단지, 11만2320여 가구의 아파트가 안전진단 대상으로 분류된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3% 이상이 아파트이고, 이 아파트의 90%가 준공 30년 이상 노후 단지"라면서 "안전진단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행정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 이주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로 청계천, 창신동, 영등포 등에서 강제 철거당한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주거지다. 이곳은 2025년이면 최고 20층 34개동 규모의 아파트 2000여 가구, 일반주택 500여 가구의 대도시로 탈바꿈한다.

노원구는 백사마을을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상생형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도시 재개발의 문제는 거주민들이 삶의 터를 빼앗긴다는 점인데 100%에 가까운 주민 재정착 지원을 통해 재개발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방지하고 있다"면서 "백사마을 재개발이 완료되면 노원구의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단기 공급계획에 급급한 고밀도의 주택 난개발은 절대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로당, 복지관, 유치원 등 취임 후 일평균 5~10곳, 600여개의 현장을 누비며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얻은 결론이다. "노원구 주택 형태의 대부분은 아파트인데 90년대 초에 건설되다보니 지하주차장이 거의 없다"면서 "야간 주차와 관련된 주민들의 고충이 크다는 걸 알게 된 후 2019년부터 학교, 백화점, 교회, 대형 업무용 빌딩 등 관계자들을 만나 야간 주차장을 개방해달라고 설득해 1년 만에 1000면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가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고밀개발 뒤에는 교통난, 주차장 및 생활편의 등 각종 인프라 부족이라는 후폭풍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크고 작은 문제는 '삶의 질'과 직결된다. 최근 서울시에 25개 자치구 뜻을 모아 역세권 청년주택 난개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을 통해 도시 전체의 '부'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인간답게 살 권리'가 우선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 구청장은 "정부 개발 정책의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태릉골프장 83㎡에 1만 가구를 건설할 경우 전체 주택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지역 고밀화, 교통대란 해소 등 선결 과제를 우선적으로 검토한 뒤 단계별로 천천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정책은 문화사업이다. 그는 주민들과 부딪치며 문화 갈증에 대한 불만을 체감했다. 그 결과 태강릉문화제, 달빛산책, 경춘선 숲길 거리예술제 등이 탄생했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면서 "초창기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에만 신경쓰다보니 상당수의 주민들이 정책 소외감을 느꼈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다 문화 복지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원구 이사 목적이 대부분 힐링, 자연, 교육 때문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이들을 위해 공원조성, 미술관, 버스킹, 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마침 코로나19로 갈 곳이 없어 답답해하던 구민들이 불암산 힐링타운, 경춘선 숲길 등 구가 마련한 문화공간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코로나19로 행정도 서비스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체험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2차 감염이 확산되던 때 구민들에게 전달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의 마스크 공장을 돌아다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밀양 모 공장에 가까스로 도착했는데 '현금 초치기' 공격에 밀려 마스크를 눈앞에서 놓쳤던 절망적인 순간도 돌이켜보니 다 경험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물겹게 구한 마스크 100만장을 1인당 2장씩 각 가정에 지급했을 때 구민들이 내 손을 잡으면서 '고맙다'고 말했던 순간은 1년 코로나 행정 중 가장 뿌듯했던 추억"이라며 "행정도 서비스라는 마인드로 마지막까지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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