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신분열적' 조태용 막말에...외교부 "깊은 실망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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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3-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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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태용 의원 "文, 강경→유화로 180도 달라져"

  • 외교부 당국자 "단편·일방적 주장...수용 불가능"

  • 정부 "한·일 간 정상적 외교 소통, 이제 일본 몫"

  • 정의용 외교장관, 3일 이용수 할머니 면담키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1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직업 외교관 출신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정신분열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정부 당국자가 "깊은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1절 기념사와 관련한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해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이자 평화 동반자란 입장 하에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해결하되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협력하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는 2015년 합의로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어 모든 주요 대선 후보가 파기를 주장했지만 (정부는) 공식 합의임을 감안해 파기하지 않는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바 있고 이를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피해자와 소통하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이 한·일 갈등을 넘어 보편적 인권 침해란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하는 등 명예회복에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외면했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또 "현재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은 과거사와 다른 협력 분야를 연계한 일본의 불응에 기인하한 것"이라며 "위안부 합의 이후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반성 정신에 어긋나는 행보에서 드러나듯 말을 바꾼 것은 일본"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비난의 초점을 우리 정부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고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 "사실이 이런데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정상의 대외정책에 대해 '정신분열증'이란 말까지 쓰며 비난하는 것은 정부로서 유감"이라며 "한·일 관계의 난해함을 체험했을 전직 고위 외교관 출신들이 비판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더욱 우려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직 고위 외교관 출신'이라는 표현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특히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외교관 출신 인사다.

이 당국자는 "정부 외교정책을 충분한 숙고 없이 비난하기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안하는 게 보다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조 의원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갈팡질팡 대일(對日) 인식, 그러니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것 아니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일 강경론에서 대일 유화론으로 180도 달라졌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3·1절 기념사를 통해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일본에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미래지향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기념사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한·일 갈등 해결책으로 논의 중인 사안이 있느냐'는 물음에 "현 단계에서 추가드릴 내용은 없다"며 "앞으로 한·일 간의 정상적인 외교적 소통은 이제 일본의 몫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해드리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오는 3일 외교부 청사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할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이번 면담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할머니의 입장을 청취하고,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 그리고 문제 해결 방향 등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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