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산시장]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2006년 데자뷔…집값 낙관할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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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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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가격 변동폭 상당히 커…하락할 땐 낙폭 매우 클 것"

  • 지난해 매매거래 건수 역대 최고 "선수 털고 갔나"

  • "2030 영끌 담론 위험…장기적으로 위험"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집값이 내려갈 때는 재앙적인 수준일 거예요. 참여정부 시절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지만, 그땐 은마아파트가 10억원이었요. 지금은 20억원이에요. 낙폭이 매우 클 수밖에 없죠. ‘영끌’, ‘빚투’ 시대에 집값이 수억원 떨어지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도시연구소에서 만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진짜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사회문제다. 제자리걸음인 근로소득으로는 감당할 수준의 하락폭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집값 상승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이 우리 사회를 지배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은 ‘그래도 서울은 오른다’고 외쳤다. 그러나 최 소장은 집값 하락을 걱정했다. 통계청에서 공직 생활을 한 최 소장은 주택 전문가이자 통계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수치를 하나하나 짚으며 주택 시장을 내다봤다.

최 소장은 “지금은 조심스레 집값을 전망해야 할 때다. 서울 대단지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이 고점이었고,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이미 그 전에 고점을 지났다.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 건수가 왜 그렇게 많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데자뷔··· 집값 전망 조심스러워야 할 때

최 소장은 “지난해는 2006년의 데자뷔 같다”며 “지표를 보면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2006년에는 집값이 수직 상승한 뒤 2008년부터 장기침체를 시작했다.

그는 “2006년에도 주택 매매 거래 건수가 엄청 많았다. 최고가에서 가격이 떨어지기 직전에 매매 거래가 많았다. 이렇듯 매매 건수가 많다는 것은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선수들이 털고 가는 시점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 건수는 11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최 소장은 주택 가격 변동폭이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매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름폭이 큰 만큼 내림폭도 클 수밖에 없고, 또 거래가 많았다는 것은 내림폭을 견뎌내야 할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 소장은 “2019년 하반기에는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폭등했다. 지난해는 2019년만큼은 아니었다. 큰 추세로 보면 계속 오름세이긴 하나 주택가격이 계속 왔다 갔다하면서 진폭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택 거래가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거래가 크게 늘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또 코로나 사태 등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해서 신중할 때”라고 말했다.
2030 영끌 담론 위험··· 장기적으로 수요 줄어

최 소장은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저금리를 꼽았다. 그는 “주택가격이 높아졌지만 금리가 낮아 접근성이 줄어들지 않았다. 6억이었던 집이 10억이 됐어도 저금리로 인해 자금 마련이 과거보다 수월해졌다. 이런 와중에 너무 오랫동안 집값이 올라, 계속 오를 것이란 확신이 쌓이며 사람들이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2030 젊은 세대들이 주택을 패닉바잉(공황구매)한다는 “‘2030 영끌 담론’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평했다. “3040이 돼서 사는 게 집인데 20대마저 집을 산다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 20대가 집을 산다는 것은 미래 수요를 갖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며 “향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는 요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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