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 된 홍콩 ‘쇼핑천국’ 침사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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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2-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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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타격에 침사추이 쇼핑센터와 상점 타격

  • 춘제 직전에도 황폐.. 쇼핑 거리 점포 3분의1이 공실

  • "회복에 시간 걸릴 듯... 빈 점포 새 주인 찾기도 숙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이 줄어든 침사추이의 관광명소 [사진=로이터]


“어둠과 우울이 침사추이를 뒤덮고 있습니다. 30년 간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했지만, 이렇게 암울한 상황은 처음입니다.”

카오룽의 남쪽 끝에 위치한 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 이스트 쇼핑 지구에서 웨딩숍을 운영하고 있는 탐씨는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같이 토로했다. 홍콩 쇼핑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침사추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현지 쇼핑객과 본토 관광객이 뚝 끊기며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최근까지 유지해왔다.
 
침사추이 쇼핑 거리 곳곳이 빈 점포...지난해 방문객 350만명
실제 SCMP 취재진이 직접 찾은 침사추이는 홍콩과 중국의 전통적인 쇼핑 성수기인 춘제 연휴 직전에도 한산했다. 과거 중국 본토의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이스트 침사추이역과 거리 곳곳은 을씨년스러울 만큼 황폐한 모습이었다.

SCMP는 “쇼핑의 중심 거리인 모디로드의 대부분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이곳의 건물 외관이 낙서로 뒤덮여 폐업한 것처럼 보였다”며 “침사추이 이스트 쇼핑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소매 건물인 휴스턴센터에는 절반에 해당하는 16개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파크레인 쇼핑 대로에서도 약 3분의1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건물 곳곳에는 ‘마지막 세일’. ‘고별 세일’이라는 포스터가 붙여 있었고, 그린빌 로드에도 약 30개 상점들의 문이 닫힌 채 ‘임대문의’라고 쓰여 있는 전단지만 붙어있다.

춘제 맞이 케이크를 구매하기 위해 침사추이에 들른 룬씨는 텅텅 빈 거리에 크게 놀랐다. 그는 셔터가 내려진 많은 상점들을 바라보며 “상황이 말할 수 없이 안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영업 악화에 침사추이 동쪽 카오룽 샹그릴라 호텔 인근에 있는 윙온플라자는 쇼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세일 행사를 진행했다. 건물 외관에 ‘최대 50% 할인’이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 있다. 그러나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춘제 연휴 시작 전날인 10일에도 백화점 내부는 한산했다.

침사추이의 참담함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홍콩 상공회의소에 침사추이 방문객 수는 지난 2018년 6510만명에서 지난해 350만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24.3% 감소했고, 음식점 수입도 30% 가까이 하락했다. 사상 최대의 감소폭이었다.
 
거리두기 완화, 임대료 하락에 기대거는 상인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최근 홍콩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다는 것이다. 홍콩은 지난 16일 코로나19 전염 고위험 시설인 실내 피트니스센터와 스포츠 시설 등의 영업 재개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디즈니랜드, 영화관, 공연장도 입장객 규모가 제한되긴 하지만 영업 재개를 허용했고, 테이블당 2인이던 제한 역시 4인으로 완화됐다.

홍콩 상공회의소 조지 렁슈케이 최고경영자(CEO)는 “시간이 조금은 걸리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올해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며 "침사추이 상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침사추이의 늘어난 빈 점포를 다시 채우는 일은 어려운 숙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임대료를 이용해 점포를 매입할 세입자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해결 방법을 설명했다.

홍콩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JLL에 따르면 침사추이 일대 점포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평균 임대료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36.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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