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매년 운영하던 설 명절 이동점포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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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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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귀성길 전 신권교환해야

 
매년 설 명절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되던 은행 이동점포가 올해는 대폭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이에 동참해 이동점포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까지는 금융당국이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은행권에 명절 기간 이동점포 운영을 부추겼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방향을 바꾼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운영된 신한은행 이동점포 모습.[사진=신한은행]

다만, 은행들은 명절 기간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항 등에서 탄력점포를 운영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명절 이동 점포가 사라졌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농협은행을 제외한 주요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기 위해 이동점포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설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이동점포를 운영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 이동점포는 신권을 교환하거나 여비를 확보하기 위해 자동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이동식 점포다. 주로 휴게소 등에 설치해 왔는데 개조한 버스 안에 ATM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좁은 공간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유일하게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농협은행은 설명절을 맞아 고속도로 및 농축산물 판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융편의를 위해 10일~11일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와 농협 성남유통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이동점포 전용 프로그램을 갖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통해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세뱃돈을 찾을 수 있게 했다. 귀성객들의 금융 편의를 위하여 현금 입출금, 계좌이체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9일부터 16일까지 안심서비스도 실시한다. 안심서비스는 유휴 대여금고 대여 또는 사무실 금고 내 고객 귀중품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로 설 연휴 기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작년 이동점포 대거 운영과 대조적
 
앞서 5대 은행들은 작년 설 명절에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공항 등에 대거 이동점포를 운영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설 기간 시중은행이 운영한 이동점포는 14곳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명절 기간 동안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방향 화성휴게소에서 이동점포 '뱅버드'를 운영했다. 우리은행은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여주휴게소에서, KB국민은행은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기흥휴게소와 광명역 KTX 등지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했다.
 
이어 KEB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강릉방향)와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에서 이동점포를 냈다.
 
2019년에도 은행들은 설 명절에 맞춰 이동점포를 운영했다. 신한·국민은행 등 주요은행들이 2019년 설 명절을 전후해 운영한 이동점포 수는 15곳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에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당부로 설 명절을 전후해 이동점포를 포함한 탄력점포를 대거 운영했다"면서도 "올해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초점이 바뀌면서, 은행들도 쉽사리 이동점포를 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 설 명절 탄력점포 운영 계획. [사진=은행연합회]

◇은행권, 시스템 점검 등 대책 마련
 
은행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불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동점포 대신 탄력점포를 가동한다. 공항금융센터 내 14개 환전소가 대상이며 11일부터 14일까지 환전만 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외국인금융센터 4곳도 14일 하루 운영에 나선다. 대상은 안산과 김해, 의정부, 김포 외국인금융센터다. 우리은행은 설 명절 전 거래집중일에 대비한 사전점검을 완료했고, 모니터링과 비상시 즉각대응을 위해 총 300여명의 IT인력이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나머지 은행들은 주요시스템 사전점검과 연휴 기간 중 시스템 수시점검, ATM기 현금부족 및 장애발생 대비 관리 강화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시스템 용량 사전 점검 실시 및 모니터링 강화 등을 이행하기 위해 상황반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매일 14~16명이 업무영역별로 교대근무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본점 당직 40명과 전산 당직 50명 총 90여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가 돌발 상황 대응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설 명절 안정적인 시스템을 위해 일찌감치 비상계획을 수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5일까지 연휴 거래량 집중 대비·시스템 일시 증설 및 7명 이상 비상대기 인력이 순환근무하며 모니터링 예정이다. 160여명의 전문 인력이 비상연락망을 통해 긴급 상황 발생을 고려, 대기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입·출금과 계좌 개설, 예·적금 신규 가입 등이 가능한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 운영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소비자포털 '탄력점포 검색'을 클릭하면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올해 설에 이동점포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들이 이동점포 대책을 마련했지만, 예년에 비해 고객들의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출금이나 신권 교환 등 금융서비스 이용이 필요한 경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설 연휴를 맞아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12조8000억원 규모의 특별 자금대출과 보증을 공급했다.
 
우선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운전자금, 경영안정자금 목적으로 특별자금 대출이 9조3000억원 공급된다. 이 가운데 신규대출은 3조8500억원, 만기연장은 5조4500억원이다.
 
중소기업의 운전자금·결제성자금 등 공백이 없도록 이달 26일까지 특별자금도 공급한다. 0.9%포인트 범위 내에서 추가 대출 금리인하 혜택이 제공된다.
 
신용보증기금을 통해서는 설 전후 예상되는 대금결제, 상여금 지급 등 소요자금 증가에 대응해 3조50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한다.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26일까지 신규보증 7000억원, 만기연장 2조8000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기업을 위해 최대 3억원까지 특례보증을 지원하며, 중소기업의 특성에 따라 보증료, 보증비율 등을 우대 지원한다.
 
미소금융을 통해 전통시장에 자금을 지원중인 서민금융진흥원은 명절 성수품 구매대금 100억원(목표)을 추가로 지원한다. 이는 작년대비 2배로 확대된 규모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지자체 추천을 받은 우수시장 상인회를 통해 상인에게 6월30일까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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