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빌게이츠 재단 나올까”...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재산 절반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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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2-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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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직원에 보낸 신년 메시지... "사회문제 심화 목도 안돼"

  • 지난해 카카오톡 10주년 당시에도 '사회문제 해결' 강조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카카오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절감했어요. 그런 맥락에서 조금 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의장이 지난해 4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메시지다. 그의 고민은 10개월 후 ‘재산 절반 기부’라는 통큰 결정으로 이어졌다. 김 의장은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며, 카카오가 자산과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부호인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빌 앤드 멀린다 재단’을 통해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성공한 기업인의 기부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장은 8일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다짐이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카카오 제공]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제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주식 부호 2위에 오른 김 의장은 현재 카카오 주식 125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개인법인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주식(994만주)까지 합치면 그의 지분 가치는 약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주식으로만 최소 5조원 이상을 기부하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복구에 사용해 달라며 주식 1만1000주(약 20억원 상당)를 내놓기도 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1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고 세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자문해 보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우리만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섭 고려대 특임교수는 “빌 게이츠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이 경험과 기술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회에 대한 기여는 결국 기업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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