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vs시진핑] ②6월부터 '바이든표 중국경제 견제' 시작...다자주의 외치며 초조한 中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2-08 06:00
중국과의 경제 전면전을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이 '허술함 투성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과의 '체제 경쟁' 방침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같은 방식으론 중국과 싸울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간 정치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대중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가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전임 정권의 조치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지만, 중국에 대해 얼마나 '매파'(강경 입장)적일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이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효한 '13959번 행정명령'의 일부 항목 시행 시점을 오는 5월27일까지 연기했다.

이는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중국 인민군 연계 기업 목록'(블랙리스트)에 대한 미국 내 투자를 금지하도록 한 조치로 화웨이와 SMIC, 샤오미, 차이나모바일 등도 포함해있다.

다만, OFAAC 측은 트럼프 전 행정부가 블랙리스트에 포함한 실제 기업이 아닌 기업명이 '근접하게' 일치하는 엉뚱한 기업에 제재를 반영하는 등 해당 명령을 작성하면서 혼란을 일으켰다면서 제재 시행 기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OFAAC는 이어 "이전 명령에 명확한 지침이 수반하지 않아 금융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수백, 수천개의 회사를 재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해당 조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접근 방침의 윤곽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다.

이튿날인 1월29일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체제 경쟁을 위한 내부 문제 해소 △동맹 규합 △기술 경쟁 △일관되고 철저한 행동 준비 등의 대중국 접근 4대 원칙을 공개했다.

이는 외교적으로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의 이념을 내세워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고립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술 경쟁을 표명한 것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화웨이 등을 상대로 자국의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술 사용을 금지하면서 중국을 코너로 밀어붙인 '지적재산권' 카드를 계속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활용 방법에 있어 트럼프 전 행정부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의 제조업 부활을 내세워 중국 내 공급망을 회수하는 등 직접적인 생산력 경쟁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는 평가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직접적인 제조업 경쟁이 아닌 '미국 달러화 파워'를 이용한 금융 영역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자본의 중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하고 지난해 중국이 세계 최대 대외투자액을 유치하는 등 중국에 대한 외부 자본의 유입이 활성화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자본 흐름이 끊긴다면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의 주도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하면서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을 대체할 중국의 우방국이 없다면 '금융위기' 등 심각한 사태까지 몰릴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바이든의 취임 직후부터 외교 무대에서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는 등 '아군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전역의 대형 일대일로 프로젝트 15건이 표류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사업의 투자 규모는 24억 달러(약 2조7천억원)에 달했다.

시 주석의 주도로 중국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동시에 우방국을 확보하려는 시도인 일대일로가 오히려 중국과의 직접적인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는 등 역효과를 내면서, 중국 정부의 아군 확보 시도가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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