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한국도 살만한데?'…국내 아파트·건물 사는 외국인 늘었다

박기람 기자입력 : 2021-01-26 14:39
작년 외국인 국내 건축물 거래 '사상 최대'…서울·수도권에 집중 서울선 강남구(395건)>구로구(368건)>서초구(312건) 순

사진은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1.01.11[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한국계 외국인인 A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으로 왔다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장기간 체류하게 됐다. 코로나19만 종식되면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한국에서 살기로 마음을 바꿨다. 지난해 아파트를 매입한 A씨는 이제 건물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를 알아보는 중이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한국계 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국내 아파트 등 주택을 비롯, 건물 매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윤선화 서울 글로벌부동산협회장 겸 한양대 부동산전공 겸임교수는 "재미교포 수가 200만명이 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100만명이 국내로 유입됐다. 사태 장기화로 인해 예상보다 한국에 체류하게 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앞으로도 한국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이 바뀐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시점과 맞물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치솟은 점도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한국에 살거나 한국에 세컨하우스를 두고 살아도 되겠다고 고민하던 찰나에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연스럽게 집이나 건물을 사는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많이 유입됐다는 관점은 과잉 해석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이제는 현실이 됐다. 윤 회장은 "외국인 부동산 시장은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와 흐름이 완전히 변했다. 지금은 외국에서도 한국 부동산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앞으로 관심이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 거래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외국인의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2만1048건으로, 전년보다 18.5%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2006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는 2014년 1만 건을 넘긴 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만4570건, 1만5879건, 1만8497건, 1만9948건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9년에는 1만7763건으로 전년 대비 11.0% 감소했으나, 지난해 18.5%(3285건) 증가하며 처음으로 2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외국인 거래는 경기도가 8975건, 서울시 4775건, 인천 2842건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은 전년(3886건)과 비교해 22.9% 증가했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18.1%, 5.2%씩 늘어나 서울·경기도 집중이 심화했다.

서울에서는 고가 건축물이 몰려 있는 강남구(395건)가 가장 많았고 구로구(368건), 서초구(312건), 영등포구(306건), 종로구(272건), 송파구(25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는 작년 말 대비 1.2%(294만㎡) 증가한 251.6㎢로 집계되기도 했다. 외국인 소유 토지는 전 국토 면적(10만401㎢)의 0.25% 수준이다. 공시지가로는 31조214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4%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전체 주택 거래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단독·다세대·아파트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 주택 총거래량은 200만 건으로, 이는 2006년 이후 최대치"라며 "패닉바잉·저금리 현상으로 전체 거래량 자체가 늘어났다. 내국인·외국인 거래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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