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수 없다"...샌더스가 2000조원 '바이든표' 부양책 구할까?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1-25 18:31
민주·공화 중도파 이탈 가능성에 불안한 부양책 '예산위원장' 샌더스, 단독 표결 여부 결정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추진 중인 경기부양책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이 법안 발의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행정부의 연이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이 의회 내 반발에 부딪친 가운데, 그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강조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상원의 단독 표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폴리티코 등 외신은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추가 부양책 상원 통과를 위해 민주·공화 양당과 접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브라이언 디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양당의 상원의원 8명씩을 화상회의에 초대해 약 1시간가량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디즈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염병 유행과 경제 양면에서 우리는 위태로운 순간에 직면했다"면서 의회의 결단을 촉구했으며, 루이자 테럴 백악관 입법 담당 국장과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도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상원의원들은 대체적으로 해당 예산이 백신 배포에 최우선으로 쓰이는 한편, 코로나19 사태 피해로 경제 지원이 가장 절실한 이들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백악관의 대응을 치켜세우고 공화당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한 한편, 공화당 측은 행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음에도 해당 부양책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것은 부양책의 상원 표류 우려를 더욱 키웠다.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이 많다. 행정부는 어떤 수로 1조9000억 달러를 만들어낼 것인가"라고 지적한 데 이어, 같은 당 밋 롬니 상원의원 역시 "모든 숫자(규모)가 꽤 충격적"이라고 반응했다.

해당 부양책은 지난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기획한 2단계의 부양책 중 첫 번째 방안이다.

이는 기존 1인당 600달러에 1400달러의 재난 지원금을 추가한 1조 달러 규모의 직접 구제안과 함께 주당 400달러의 특별 실업수당(FPUC) 지급, 백신 유통·접종 지원금, 학교 등교 재개, 공중보건 인프라 확충 등의 코로나19 사태 대응(4000억 달러)과 기업과 지역사회 지원(4400억 달러) 방안을 담고 있다.

아울러 다음 달에는 2단계 계획인 '더 나은 재건 계획'(Build Back Better Recovery Plan) 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인데, 이는 일자리 창출, 인프라·제조기반 개혁, 에너지 전환 등 장기 계획을 담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 정상적인 의결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문제는 상원에서 양당이 각각 50석으로 동수를 이룬 상황에서 필수적인 각 당 중도파의 표결 협조가 요원해보인다는 것이다. 행정부의 연이은 대규모 재정지출에 양쪽 모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지세력들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 운영 규칙으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폐지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전체 정원이 100명인 상원에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보통 60표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필리버스터를 폐지할 경우 표결 요건을 60표에서 단순 과반인 51표로 완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화당 측은 '50대50'인 상원 의석 수는 '민주당을 견제하라는 민의'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독주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향후 양당의 대립이 극심해져 의사 진행이 더 이상 어려울 경우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조정'(Reconciliation) 절차 역시 발동할 수 있다.

조정 절차란 양당의 대립이 극심할 경우, 상원 다수당이 단독으로 과반 투표만으로 의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남용을 막기 위해 예산안 법률 등 일부 예외 상황에서만 발동할 수 있다.

특히, 해당 절차를 발동할 권한을 가진 상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부양책 통과를 위해 '예산조정권' 행사를 불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샌더스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중산층과 서민들이 더욱 심각한 경제적 충격을 맞기 때문에, 사태가 끝날 때까지 행정부와 의회가 충분한 규모의 부양책을 계속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샌더스 의원은 24일 CNN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은 부양책 표결을 위해 몇 주, 몇 개월을 기다리는 것"이라면서 "지금 행동해야 한다. 미국인은 고통받고 있고, 우리가 행동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전임 정부에서 공화당은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대규모 세제 혜택을 통과시키고, 국민건강보험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을 폐지하기 위해 조정권을 사용했다"면서 "우리는 부유층과 권력이 아닌 일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그것을 똑같이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또한 공화당을 향해서도 "우리가 지금 대응하지 않는다면, 2년 후 의회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은 '민주당을 당선시켰는데도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유세하며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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