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해양플랜트 부활 날갯짓···유가 급등에 발주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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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1-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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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50달러 넘어 발주처 수익성 확보

  • 고유가 기조 유지땐 단번에 큰 수주고

과거 조선업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받아왔던 해양플랜트가 부활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억눌려왔던 유가가 최근 급상승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덕분이다.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까지 활성화된다면 엄청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당장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고유가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회복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25일 조선 및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 초중반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2.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에는 55달러를 뛰어넘는 등 줄곧 5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역시 올해 50달러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세계 3대 유종 모두 5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이에 조선업계는 최근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양플랜트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위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설비다. 발주처 입장에서 유가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야 수익성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유가가 50달러를 넘으면 해양플랜트 발주처의 수익성이 확보된다고 본다.

현재 같은 유가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한 번에 1조원이 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현실화될 수 있다. 최근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척의 수주금액이 2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 번에 큰 수주고를 올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선박 발주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해양플랜트까지 활성화된다면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조선업계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눈치다. 최근 한 달 동안 급등한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0년대 초반 저가 수주로 조선사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이 재현되는 일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10년을 전후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해양 플랜트 발주는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혀왔다. 국내 조선사가 발주처의 사양 변경 등을 감안하지 않고 저가 수주 전략을 펼친 탓에 오히려 수주할수록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1분기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이 플랜트 원가율을 잘못 계산한 탓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적절한 유가가 유지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유가가 낮아진다면 소수 해양플랜트 사업에 수주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가 50달러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이 긍정적이나 아직 발주처가 대규모 발주를 진행할 만큼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국제경기가 본격 회복돼 원유 수요가 확실히 증가해야 해양플랜트 발주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7년 건조한 고정식 해양플랜트.[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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