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언급 없는 北 관영매체…통일부 "그것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

정혜인 기자입력 : 2021-01-25 14:45
北 대외선전매체 南 언론 인용해 바이든 당선 보도 단,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의 바이든 언급 여전히 無 통일부 고위당국자 "美 대북정책 주시하겠다는 의미" "김여정 영향력 여전해…김정은 답방, 올해 이뤄져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왼쪽),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대외선전 매체가 미국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언급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23일 남측 인터넷 언론인 ‘자주시보’를 인용해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사진을 소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미 의회는 이날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하고 다음 날이 되어서야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확정 지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 보도는 25일 현재까지도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은 미국 대선 직후는 아니더라고 한 달 내에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 소식을 보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취임으로 미국 대통령이 변경됐는데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어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해서 북쪽 매체가 직접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미국)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망한다는 것”이라며 “그거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예전 부시, 오바마, 트럼프 때는 선거 끝나기 무섭게 어떤 메시지를 내거나 아니면 정치적 절차에 해당하는 선거인단 투표 이런 것들이 완료되면 메시지를 내 계속 주시해왔다”면서 “(그런데 이번엔) 대통령이 취임하는 데도 아직 특별한 메시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이 꼭 고정된 건 아닐 수 있겠지만, 자신들이 관망한다는 거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역으로 미국 측에서 평양을 향해 어떤 태도와 정책 방향으로 나오는가 좀 더 주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평양공동취재단]


한편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에 대해서 “제재로 이루려 했던 목표 ‘비핵화, 핵 포기’ 이런 건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지난해 북한의 경제 악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봉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제재로 북한의 비핵화, 핵 포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북제재 문제를 어떻게 구사하는 게 좋을지 다시 검토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했다.

당국자는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를 더 어려운 상황으로 끌고 가는 건 맞지만, 비핵화, 핵 포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자력갱생, 자급자족 기조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제재 국면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현시점에서 대북제재가 북한 비핵화에 효과적인지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당국자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언급하며 “대북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해 비핵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미국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고도 전했다.

이 당국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지위와 관련해 “형식적 지위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실질적 역할과 영향력은 지속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성 있다”면서 김 부부장의 직급이 대외적으로는 낮아졌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봤다.

그는 “(김 부부장이) 여전히 당 중앙위원회 위원 서열에서는 20위 이상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의 대남·대미 역할을) 누군가 대체했다는 소식이 없기 때문에 역할도 지속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설과 관련해선 “실현 가능성을 말하기 전에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두 정상 간) 약속이며, 그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답방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올해와 내년에 여러 선거가 있고 문 대통령의 임기 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답방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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