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혹은 4월 말?'...日스가 총리 '조기 퇴진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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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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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지지율 붕괴에 '간판 교체' 목소리..."9월 선거서 50석 잃어"

  • 4월 보궐선거 전후가 관건...'킹메이커' 니카이 간사장도 등돌렸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놓고 책임론이 불거지자 집권 자유민주당에선 스가 총리의 '조기 퇴진'으로 올해 선거 패배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르면 오는 3월 말~4월 말 중 당내 불신임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유튜브/TBS]

 
30%대 '지지율 붕괴세'에 걷잡을 수 없는 日정국

18일 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앞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스가 총리의 시정연설에 비판 여론이 고조한 상황을 전하면서 "스가 총리에게 이번 회기는 어려운 국회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를 조속히 탈피하겠다"면서 "투쟁의 최전선에서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결의로 (코로나19 유행세를) 하루 속히 수습해 나가겠다"고 말해 지난 8일부터 발효한 2차 긴급사태 조기 해제에 의욕을 냈다.

뿐만 아니라 '백신접종담당상'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관장할 장관급 인사까지 뽑고 늦어도 다음 달 말 자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빠르게 개시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따라서 스가 총리는 이날 시정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정국 탈피'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미 감염세가 만연한 데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긴급사태 발효 적기를 놓쳤다는 민간의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스가 총리가 또다시 코로나19 유행세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 같은 발언을 내자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작년 10월 취임 초기 당시 국회 연설에서 스가 총리가 '코로나19 대응과 경제의 양립'을 표명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번 연설에선 이러한 소신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지적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스가 총리의 시정연설을 평가하면서 잦은 말실수를 도마 위에 올렸다.

스가 총리는 전날 시정연설에서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철저한 대책'이라고 말해야 할 것을 '한정적 대책'이라고 발언했으며, 앞서 긴급사태 적용지역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대책본부 회의에선 후쿠오카(福岡)현을 시즈오카(靜岡)현으로 잘못 읽은 후 이를 바로잡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신문은 스즈키 스토무 신규대학 명예교수를 인용해 "일본의 정치가에선 말실수 조차 지도력이 없는 것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혹평을 쏟았고, 일각에선 1948년 12월생(만 72세)인 총리의 건강 이상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국은 이달 각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일제히 취임 넉달 만에 60~70%의 지지율이 30%대로 반토막나고 내각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스가 총리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지지율 30%대는 일본 정치권에서 총리직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평가받는 선이기도 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유튜브/ANN 캡처]

 
"중의원 50석 뺏긴다"...자민당 불안감 속 '스가 조기 퇴진론' 

상황이 이렇자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스가 총리에 대한 불신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차 긴급사태를 계기로 내각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스가 총리를 간판으로 내세워 오는 9월 차기 중의원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은 "이번 중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이 앞서 2009년 자민당이 대패했던 아소 다로 내각 때와 대단히 유사하다"는 당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원로 정치인 3인방이 스가 총리의 퇴진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니카이 간사장이 하야시 미키오 자민당 간사장 대리와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과 접촉하는 것을 두고 스가 총리의 퇴임 시기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던진 것이다.

특히, 니카이 간사장이 돌아섰다는 관측은 스가 총리로서는 뼈아픈 소식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앞서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스가 총리에게 유리한 규칙을 적용해 '킹메이커'로 등극한 후 '스가 내각의 최고 권력자'라고 불릴 만큼 현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니카이 간사장은 '스가 정권의 부모'와 같은 존재기는 하지만, 스가 총리의 연임에 구애받진 않는다"면서 "노다 세이코 전 일본 총무상을 간사장 대행으로 발탁하고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에 대해선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등 이들 두명을 '포스트 스가' 후보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자민당 내부가 이들 3인조가 어떤 타이밍에서 움직일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는 4월25일 예정해있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후에 이목이 쏠려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선거에선 홋카이도 제2선거구 중의원(상원의원)과 나가노현 선거구 참의원(하원의원)을 선출하는데, 두 자리 모두 자민당이 패배한다면 총리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포스트세븐은 이와 함께 올해 9월 치러질 중의원 선거 결과 예측을 내놓으며 자민당의 패배를 점치기도 했다.

현재 자민당은 총 465석인 중의원에선 282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9월 선거 이후에는 242석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229석으로 대폭 쪼그라들고 최상의 결과도 255석으로 30석 가까이 줄어든다.

반면, 자민당의 라이벌인 입헌민주당은 현 108석에서 137석이 될 것으로 봤다. 매체는 최대 148석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는데, 이 경우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의 독주를 10여년 만에 제어할 역량을 갖출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비관적인 전망 등을 이유로 일각에선 스가 총리의 퇴진 시기를 더 앞당겨 '3월 조기 퇴진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일본 아사히신문 산하 시사주간지 '슈칸아사히'는 지난 15일자 최신 호에서 총리실 주변에서 벌써부터 차기 총리에 대한 추측이 돌고있다며 스가 총리가 이르면 3월 말 퇴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슈칸겐다이 등 다른 주요 시사 잡지들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잇달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아베 신조 전 총리 반대파로 당내 포지션을 확고히 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을 중심으로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등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에서 3번째)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왼쪽에서 4번째).[사진=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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