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그리는 3년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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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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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극단 제공]


지난 11월 취임한 김광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이 청사진을 밝혔다.

김 예술감독은 18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2021년 주요 사업을 공개하고, 새로운 운영 방향을 밝혔다.

‘누구나 평등하게 누리는 연극의 가치’ 아래 ‘오늘의 새로운 담론을 수용하는 연극 제작’을 표방하는 국립극단은, 공공성 강화·표현의 자유 보장·적극적인 기후 행동 등 3개 운영 기조 아래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여 미래 관객을 맞이한다.

1950년부터 70년간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예술단체로서 국민과 함께 해 온 국립극단은, 연극 향유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극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현장 연극인들이 물리적·심리적으로 보다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사업을 확대한다. 또, 기후 위기의 시대에 연극 제작 과정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후 행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여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연극 제작 문화를 정착시킨다.

김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은 ‘연극은 시대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연극의 숙명 아래 동시대를 반영한 이야기를 동시대 관객에게 꾸준히 선보여 왔다. 앞으로는 이와 더불어 국립극단이 국민 모두와 예술가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실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게 아닌데’·‘줄리어스 시저’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연출하여 히서연극상 올해의 연극인상(2012)·동아연극상(2012·14)·이해랑연극상(2016)을 수상하는 등 관객에게 사랑받아 온 김 예술감독은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 서울시극단 단장 등을 거치며 행정 능력까지 겸비한 연극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부임 후 첫 간담회서 김 감독은 오랫동안 고민한 계획들을 공개했다.

지난 정권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되어 많은 연극인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안겨 준 국립극단은 지난날의 과오를 기록하고 거울삼아 보다 신뢰감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연극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국립극단 운영 관련 제도 개선, 내부 직원 교육을 위한 블랙리스트 사례집 제작, 국립극단의 약속 제정 등 블랙리스트 피해자 명예 회복과 사회적 기억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또, 현장소통자문위원회, 작품추천자문위원회, 공연평가위원회 등 3개의 위원회를 운영하여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연극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스스로가 국가정보원, 청와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정부 기관의 블랙리스트 피해자이기도 했던 김 예술감독은 “연극계 내 국립극단의 신뢰 회복을 위해 예술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여 새롭게 거듭나는 국립극단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극단은 설립 목적이기도 한 창작극 개발을 위해 신규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을 개시한다. 동시대 연출 제작을 위해 현장연출가와 협업하는 ‘창작공감: 연출’,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제작공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창작공감: 작가’를 새로이 꾸리고, 기존희곡개발사업인 ‘희곡우체통’은 ‘창작공감: 희곡’으로 새롭게 재편성한다.

‘창작공감: 연출’은 “당신의 계획에 국립극단이 함께하고 싶습니다”라는 구호 아래 현장연출가와 보다 다원화된 방식으로 협업하기 위해 신설되었다. 장애와 예술(2021년), 기후와 환경(2022년), 아트 앤 테크놀로지(2023년) 등 연간 주제를 설정해 해마다 3명의 연출가를 공모한다.

연출작 3편 이상의 연출가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되면 활동기간동안 활동사례비와 단기연수(또는 온라인 워크숍), 그룹워크숍 등을 통해 주제에 대해 심화 연구할 수 있으며 연내 쇼케이스를 통해 개발된 작품을 점검할 기회도 제공된다. 여러 피드백을 반영하여 완성된 공연은 차기년도 국립극단 제작공연으로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다.

‘창작공감: 작가’는 신진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해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3명의 작가들이 다양성,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 시대와 호흡하는 소재들로 작품을 집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모지원 자격은 1작품 이상 집필한 경력 작가로 선정 시 약 9~10개월간의 작품 개발 기간 동안 정기 모임과 교육, 자문을 통해 희곡을 집필하고 두 차례의 낭독공연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기회도 제공한다. 최종 완성된 희곡은 차기년도 국립극단 제작 공연으로 소극장 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활동기간 중에는 정기적으로 활동사례비가 지급된다.

‘창작공감: 희곡’은 누구나 언제든지 투고할 수 있는 기존의 온라인 상시투고 방식은 유지하되, 희곡의 무대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식을 다각화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읽고 추천한 작품들을 주제, 구성방식, 방향성 등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국립극단에서의 무대화 가능성을 최종 점검한다. 신진, 중견, 원로 등의 구분 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열린 창구다.

누구나 연극을 평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 공연(배리어프리)을 확대하고,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극장을 정식으로 개시한다.

이를 위해 국립극단은 장애예술 희곡 및 작품을 개발하고 장애예술가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프로덕션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관객의 시설 접근성을 개선하여 장애 관객 개발에도 주력한다. 오프라인 공연 뿐 아니라 온라인 극장에서도 음성 해설, 수어 등을 적용한 ‘배리어프리 온라인 극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작년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는 ‘온라인 극장’은, 국립극단 인기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배리어프리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영상전문예술가가 제작한 고품질 영상으로 서비스한다. 이 밖에도 2021년 레퍼토리 작품 중 4~5개 작품을 선정하여 온라인 극장으로 서비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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