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끝내 증거 제시 안 한 이란...정부 "억류 해제 위해 계속해 노력"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1-13 16:44
최종건 외교차관 주도 정부 대표단, 10~12일 이란 방문 "억류 일주일째 '해양오염' 증거 제시 안 해...용납 못 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테헤란을 방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선박 나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정부 대표단이 끝내 '빈손' 귀국을 하게 됐다. 

정부는 억류된 선박과 선원이 조속히 해제되도록 계속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방란 결과에 대해 "정부는 최 차관의 금번 방문을 토대로 이란과 선박 억류 해제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금번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 선원들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최 차관은 지난 10~12일 이란을 방문,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과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 등 한국 선박 억류사건 해결 및 국내에 동결된 이란 원화자금 활용 등 양국 간 관심 현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아락치 외교차관에게는 한국 방문을 초청했다.

최 차관은 우선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가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사유로 들며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

그는 이란 측에 이번 억류 조치가 한국민의 신변 안전에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선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영사접견을 포함한 충분한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적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란 측 인사들은 한국 선박 억류 건은 해양 오염과 관련된 기술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공정하고 신속한 사법 절차의 진행과 해당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선원들에 대해 인도적 대우를 지속해 제공하고 영사 접견권 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차관은 또 억류 이후 일주일 이상이 지난 현시점에도 이란 측이 해양오염에 대한 일말의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으며, 납득할 만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신속한 절차를 통해 한국민과 선박에 대한 억류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번 최 차관의 방란 기간 이란 측이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한 증거를 제시할 경우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이번 출장 인원에 국제법률국 관계자도 포함했다. 그러나 이란이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관련 검토는 불가능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측이 증거를 제시하거나 정보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우리가 '국제법 위반이다,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정부가 그간 이란과의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들여온 노력과 성과를 공유하고,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대금 활용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정부 대표단에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포함됐다.

더불어 한국 정부가 그간 '한·이란 인도적 교역 워킹그룹 회의'를 여덟 차례나 개최하는 등 이란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수출해 왔음을 강조하는 한편, 향후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 활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이란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한국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이유로 이란의 원화자금을 부당하게 동결하고 있다는 이란 측 불만에 대해 최 차관은 한국과 미국 금융시스템이 상호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원화자금 활용 극대화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란 측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면서 원화자금의 원활한 활용 방안 모색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최 차관은 또 지난 11일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의 선장과 통화를 하고 제3국 선원을 포함해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한편, 12일 이란 측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대책반 회의를 주재, 현장에서의 한국민 보호 체계를 재점검했다.

그는 선장과의 통화에서 억류된 한국 선원들을 위로하고 선원들이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 보장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부는 "각계 지도층 인사들과의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한·이란 양국은 유구한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당면 과제를 신속하고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데 노력해 나가자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카타르로 이동한 최 차관은 고위급 인사 면담을 통해 한국 기업 진출 확대 등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 후 오는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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