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더블딥] '2차 긴급사태' 돌입에 日 덮친 '더블딥' 공포..."경제 충격도 2배"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1-14 06:00
1분기 '-2.4%' 역성장 전망...'경제 내상' 여전한데, 2분기만 다시 '마이너스' "코로나 장기화에 버틸 여력 없다"...약해진 봉쇄 강도에도 더 큰 충격 우려
2021년 새해 벽두부터 일본 경제에 '더블딥' 공포가 덮쳤다. 작년 3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돌입한 경기 침체 상황을 간신히 벗어난지 겨우 2개 분기만이다. 작년 가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재유행세를 잠재우지 못하면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이 이달 두 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했다. 경기가 재위축될 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일본 분기별 경제 성장률 추이(전년 대비 연율 기준)..[그래픽=남보라 기자]


지난 7일 오후 스가 총리는 일본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도쿄도와 가나가와현·지바현·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4개 지역을 대상으로 이달 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개월 간 긴급사태를 발효했다. 작년 4월7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작년 11월 이후 하루 1000명대였던 일본 최대 코로나19 확산지인 수도인 도쿄도의 확진자 규모가 이달 6일 15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이튿날 2000명까지 넘어서자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통제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수도권에 한정했던 긴급사태는 발효 일주일 만에 전국 단위로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스가 내각은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긴급사태 추가 발효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간사이 지역인 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과 도카이 지역인 아이치현과 기후현, 간토 지역인 도치기현과 규슈 지역인 후쿠오카현 등 총 7개 지역이 대상이다.

다만 스가 총리는 향후 긴급사태의 전국 확대와 기간 연장에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강력한 통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 소속 전문가자문위원회인 코로나19분과회의조차 긴급사태를 최소 2달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침체 '내상' 아물지도 않았는데,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

9개월 만에 재돌입한 긴급사태에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더블딥' 현실화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 1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4%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신문이 일본 내 주요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10명의 집계한 결과로, 지난해 말 실시한 같은 조사 당시 전망치인 1.5% 증가에서 하향조정한 것이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2개 분기만에 또 다시 '마이너스'가 된다. 일본 경제는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작년 2분기까지 4개 분기 동안이나 '역성장' 행진을 이어가며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졌었다.

지난 2019년 4분기 일본 경제는 5개 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소비세 인상에 따라 국내 소비까지 감소 추세로 돌아선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펜데믹이 덥쳤다. 감염병이 확산하고 4월 긴급사태까지 발효하자 2020년 2분기 일본 GDP는 연율 기준 전년 대비 28.8%(확정치, 전분기 대비 -7.9%)까지 떨어졌다. 당시 해당 수치에는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80년 이후 최악의 수치', 일각에선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5년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따라왔다. 

다만, 긴급사태 종료와 함께 작년 3분기 GDP는 연율 기준 전년 대비 22.9%까지 반등한 후 4분기 역시 3.6%(예상치)의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선 마이너스 성장률 이후에 나타난 기저효과와 더불어 일본 정부의 외식·여행 등 국내소비 진작 사업인 '고투'(GO TO) 캠페인 등 경기 부양책의 효과로 풀이된다. 이마저도 기저 효과를 고려했을 때는 높은 편이 아니며, 다른 국가의 성장률보다 두드러지지 못했다. 
 

14일 저녁 오사카부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추가 발효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NHK 캡처]

 
"코로나19 장기화, 이젠 버틸 여력이 없다"...작년보다 더 큰 충격 우려

올 1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것은 민간소비 재위축 우려때문이다. 회복세가 아직 정상 궤도에 들지 못한 가운데 긴급사태가 재발효됐기 때문이다. 민간 소비 부문은 일본 GDP 집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수출과 함께 일본 경제의 중요한 두 기둥이다.

앞서 닛케이 조사에 참여한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긴급사태 여파로 올 1분기 개인 소비액이 1조281억엔(약 10조8742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4개 지역의 경우 일본 인구의 50%가 거주할 뿐 아니라 전체 경제 규모가 일본 전체 GDP의 33.6%(도쿄도 19.3%, 가나가와현 6.3%, 사이타마현 4.2%, 지바현 3.7%)나 차지하고 있기에 충격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 내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2차 긴급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 영향이 앞서 1차 때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누적한 경제 피로도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작년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이번 긴급사태로 최대 3조3000억엔(약 34조8876억 원)의 민간 소비가 감소하고, 이 여파로 올해 연간 GDP는 2조8000억엔(연간 GDP 성장률 대비 -0.5%)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특히, 해당 연구소는 이번 긴급사태는 고투 캠페인 등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 중단에 따른 피해와 반년 후 14만7000명의 실업자가 발생 등으로 올해 일본 경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정부의 발표대로 이달 11일까지 고투 트래블을 중지할 경우 830억엔의 손실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이를 1월 말까지로 연장하면 손실 규모는 1940억엔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긴급사태 기간 동안 일본의 연간 GDP의 0.88% 규모인 4조8900억엔(약 51조7259억원) 규모의 개인소비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가장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앞서 작년 4월7일~5월25일 발효한 1차 긴급사태 당시 일본에선 22조엔 규모의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추산치는 이 당시의 20%를 넘는 규모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올 1분기 경기는 두 번째 바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만간 코로나19가 수습될 것으로 기대하고 어떻게든 버텨왔던 기업이 결국 파산하고 폐업하면서 실업 증가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가 내각이 경제 충격 방지를 위해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낮은 긴급사태를 발효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긴급사태는 △오후 8시 이후 외출 자제 △음식점을 중심으로 한 상점의 오후 8시 이후 영업시간 단축 △각 기업 출근 인원 70% 감축 등을 골자로 한다. 이는 작년 1차 긴급사태보 당시 전일에 걸쳐 외출을 제한하고 비필수 상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제한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강도가 상당히 약화한 것이다.

한편, 경제 피해 추산치는 지난 7일 수도권에 한정해 긴급사태를 발효한 당시만을 고려한 것이기에, 13일 총 7개 지역 등 추가 발효가 미칠 여파까지 계산에 추가한다면 향후 피해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수석연구원은 "긴급사태 재발령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기에 1분기 경제성장률이 두자릿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이상할게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도에 긴급사태가 발효한 가운데, 이날 저녁 8시 이후 도쿄도 소속 공무원들이 번화가를 돌며 시민들의 귀가와 음식점 영업 마감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외출은 8시까지', '불요불급한 외출 자숙', '스테이홈',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등의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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