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 반독점법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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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입력 2021-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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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업종 '반독점' 규제 강화하는 중국

  • "데이터=공공재" 소수 플랫폼의 시장독점 우려

  • 빅테크 반독점 규제는 세계적 흐름···中 '반독점법' 연구하자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중국 정부가 반(反)독점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며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16~18일 열린 2020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플래폼 대기업 반독점 강화와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방지’를 2021년 중요한 경제 시책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독점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인터넷 업종 '반독점' 규제 강화하는 중국

중국은 2008년부터 '반독점법(反壟斷法)'을 제정해 시행해 왔다. 반독점법의 규정은 독점 협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과도한 경제력 집중(기업결합), 행정력에 의한 경쟁 제한행위 등 기업들의 시장 행위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포괄해 규정하고 있다. 특히 주로 전통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것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졌다. 인터넷 등 신흥산업에 대한 당국의 반독점 관리감독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종전의 중국 정부는 자국 인터넷 기업들에 우호적이었다. 인터넷 기업의 경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빅데이터 수집과 시장지배력 확대에 대해서도 사실상 '묵인'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이 정부의 통제나 권력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면서 법과 정책의 왜곡을 불러오자 적극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을 위반한 세 건의 거래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알리바바투자(阿里巴巴投资)의 백화점 및 쇼핑 센터 운영 및 관리 사업체인 인타이상업(银泰商业)의 지분 인수 △텐센트 자회사 웨원그룹(阅文集团)의 TV·영화·웹드라마 제작 배급 및 연예·엔터테인먼트사 신리촨메이(新丽传媒) 인수 △ 물류기업 순펑(順豊) 펑차오(丰巢)네트워크의 우편·택배·터미널 배달·스마트물류 업체인 중유즈디(中邮智递) 인수 등이 그것이다.

당국은 이들의 합병 인수 과정에서 관계기관에 지분 인수 신고의무를 위반했다며, 각각 50만 위안(약 8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원칙적으로는 이들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무산시켜야 했지만, 단순 자진신고 미 이행에 대한 경고성 의미로 가벼운 처분만 내렸다. 이번 조치는 소액의 벌금 처분에 속하지만, 향후 반독점 규제의 강화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중앙인터넷안전및정보화위원회, 국가세무국 등 3개 기관이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징둥, 디디추싱 등 27개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을 불러, ‘플랫폼 경제 분야에 관한 반독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불공정 가격, 거래 제한, 빅데이터를 이용한 바가지 씌우기, 부당 끼워팔기 등에 대해서 향후 강력한 규제를 가할 것임을 경고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 "데이터=공공재" 소수 플랫폼의 시장독점 우려

중국이 반독점법을 갑자기 들고 나온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달리 새로 들어서는 조 바이든 정부는 압력과 제재를 해도 효과가 별로 없는 무역 분야보다는, 중국이 취약한 금융·IT서비스·빅데이터 분야를 개방하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인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벌어진 앤트그룹의 상장 유예 결정도 마윈(馬雲)의 정부비판이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됐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물품 대금의 결제에 적용된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당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금융업을 해온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중국의 4대 금융감독기관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등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는 기업의 소유가 아니라, 공공성이 강한 공공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소액 대출영업과 보험, 그리고 투자 등 금융 행위를 지적한 것이다. 당국은 알리바바의 즈푸바오(알리페이)에 대해 전자결제 본연의 업무만 하고, 사업 투명도를 높이고 불공정 경쟁을 중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자유시장 경제는 독재나 독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사용이 일상화 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선 정보와 데이터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빅데이터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들이 상당한 분야의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가 이런 상황을 용납할 리 만무하다.

미국의 구글이나 아마존 및 넷플릭스, 한국의 네이버나 카카오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도 마찬가지다. 슬금슬금 대중들의 일상생활로 스며들어 초기 사용의 편리성과 무상 사용의 덫을 놓아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함으로써 데이터를 축적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나 권력은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면, 자유로운 경쟁이 되지 못한다. 자유로운 경쟁이 없는 곳의 기업이나 권력자들은 독점적 지위를 확인하는 순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다른 경쟁자를 용납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하기 마련이다.

◆ 빅테크 반독점 규제는 세계적 흐름···中 '반독점법' 연구하자

미국을 위시해 서방 국가들이 ‘반독점법’을 제정하고 강력히 규제를 가하는 것도 시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특히, 조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에서도 빅데이터 기업들의 독점에 대한 반독점규제가 점차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도 ‘플랫포머’라고 부르는 거대 IT 기업에 의한 지배적 지위 남용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중국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BAT 기업 즉,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텅쉰(騰訊 텐센트)에 이어 전자상거래 2위인 징둥(京東) 등은 중국 온라인 경제를 이끄는 성장 모멘텀 역할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터넷 경제는 점점 더 높은 시장 집중도를 보이고, 빅데이터 자원은 헤드 플랫폼에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IT에 기반한 플랫폼 산업 발전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필연적으로 따르는 빅데이터의 중앙집중화를 견제하고 통제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우리기업들은 ‘반독점법’을 충분히 연구하면, 적지 않은 틈새를 발견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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