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오늘 대남·대미 전략 논의할 듯…美 국무부 2인자에 '북한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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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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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당대회 2일차 보고서 '국방력 강화' 의지 피력

  • 北매체, 세부내용 언급 無…美 등 대외 반응 고려한 듯

  • "평화조성 위한 국방력 강화, 대미 온건 협상 가능 有"

북한 노동당 제8차 당 대회 2일차 회의가 6일 진행됐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했고, 이날에도 보고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 차 사업총화 보고에서 국가방위력 강화를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선 당선인이 북한·이란 핵 협상 실무자를 국무부 2인자로 내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집권 10년 차를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맞이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대선 결과 불복 속 새로운 행정부 출범을 앞둔 바이든 당선인의 이같은 행보가 한반도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진행된 김 위원장의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간략하게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 대회 개막일인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사흘째 사업총화 보고를 이어간다.

신문에 따르면 전날 보고는 경제 관리 분야 실태 분석하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관련된 과제가 논의됐다. 아울러 국가방위력을 강화해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중대의지를 재천명했고, 이를 위한 목표들을 제기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성장 미국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일 차 보고에선 경제의 주요 부문들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까지 제시하면서 실태 분석을 하고 새로운 5개년 계획 목표와 과학기술 촉진 과업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보고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외부 전문가들이 (보고) 내용을 보면 북한 경제의 낮은 발전 수준을 쉽게 파악할 것을 우려한 듯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국가방위력 강화 부분도 미국, 중국, 한국 등을 자극할 수 있는 예민한 내용이 포함돼 대외적으로 비밀을 유지하려 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의 국가방위력 강화 의지가 무력도발을 감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정책 수립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제8차 당 대회 2일차 회의가 6일 진행됐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했고, 이날에도 보고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국가방위력 강화 의지를 대미(對美) 관계와 연결했다.

임 교수는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중대의지 재천명은 대미 관계와 관련해 관심을 끌 만하다”고 전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경제건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늘 해왔다.

그는 “경제건설에 집중하되, 미국과 평화로운 관계가 수립되지 않는 한 국가방위력 증강사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반복 표현한 것”이라며 새로운 신형무기 개발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역시 전날 본지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경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북한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외 메시지 발신 비중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에서 경제문제 논의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지만, 결국 경제난 해결을 위해선 대외 요인인 미국과의 핵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7차 당 대회가 핵·경제 병진노선 차원에서 핵무기 고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총화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신중하고 자제했다”면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 조성 차원에서 국방력 강화를 언급한 것은 대외적으로 상당히 온건하고 협상의 여지를 두는 메시지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일단 경제, 군사 분야 의제 논의와 결정은 마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3일 차(7일) 당 대회에서는 대외 관계(대남, 대미 등)와 당 지도기관 인사, 조직 사상적 강화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임 교수의 예측대로 이날 김 위원장의 사업보고에서 대외 관계가 논의되면 북한 언론 보도 특성상 8일 오전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사진=EPA·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대외정책에 눈길이 쏠리는 사이 바이든 당선인은 한반도 전문가로 대북 협상 실무자였던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차기 행정부의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국무부 부장관에 셔먼 전 차관을 지명하는 등 외교안보팀 인선을 이번 주 안에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란 핵 협상 실무자인 셔먼 전 차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2015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냈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이란 핵 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이란 핵 합의 도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 빌 클린턴 행정부 2기 말기 시절인 1999~2000년에는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 문제를 다뤘다.

그는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북한 관리로서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배석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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