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백신·치료제, 늦었지만 확실하게 하자
  • 백신 안전성·가격이 핵심
  • 치료제 개발에 힘 쏟아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편집자주> 코로나19 위기 속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K바이오는 진단키트를 필두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도 도전장을 던지며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또 정부는 연간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업계와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로 올해는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K바이오 도약이 기대된다. 이에 본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조망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업계와 정부,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해당하는 말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기업들이 30곳을 넘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토종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주권’이 곧 국력을 재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퀀텀점프(대도약)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상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6개, 치료제는 15개다. 셀트리온,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은 연내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풍제약,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도 연내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를,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를, 종근당,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은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이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시험 1·2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해 5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을 진행해왔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도 코로나19 백신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업계와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 시 고려할 점으로 안전성과 가격 등을 꼽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백신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된다 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는 미국이나 유럽 식품의약국(FDA) 인증이 필요하다. 개발속도, 안전성, 가격 모두 중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안전성이 최우선”이라고 말했으며,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장)는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이 제일 고려해야 할 부분은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DNA(유전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백신이 있다. 어떤 것이 좋으냐 나쁘냐는 접종해봐야 안다”며 “임상 결과 예방효과가 90% 정도 나오면 높은 수준이다. 집단면역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보통 60~70% 효과가 보이면 백신은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공식화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백신은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백신 시장에서 약진하기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린 그동안 주로 위탁생산을 해왔다. 한국과 글로벌 기업의 (제약바이오) 기술력은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백신 개발은 쉬운 게 아니다. 국내에서 하반기에 백신을 개발하는 것도 빠른 편”이라며 “하반기에 나온다고 가정해도 이미 글로벌 기업에서 1년간 공급한 백신이 있어, 아무리 값싸고 안전성 있는 백신을 개발해도 후발주자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백신을 게임체인저로 보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종식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백신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직 무리가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않은 이상은 코로나19가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국산 백신 개발이 조금 뒤처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승규 부회장은 “백신보다는 치료제가 개발하기 용이하다. 현실적으로 보면 치료제 개발 후 완성된 백신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둘 다 함께 개발돼 진행되면 좋겠지만 일단 국내 게임체인저는 치료제가 될 것 같다. 다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데이터들을 산출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임상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백신보다는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가장 빠른 결과가 나올 곳으로 셀트리온이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오는 13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한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달 말이나 늦어도 2월에 식약처 승인 여부가 나온다.

이승규 부회장은 “(우리 나라는) 자체 개발을 해본 적이 없고, 또 거대한 규모의 임상은 경험이 없다. 반대로 말하면 이번이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또 코로나 이후의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백신이든 치료제든 연말을 목표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면 상반기에는 답이 나와야 한다. 이에 따른 신속허가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속심사제도와 사전상담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진행하는 국내 업체의 허가신청이 있으면, 임상 과정에서부터 (우리도) 같이 검토를 진행해 승인을 빨리 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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