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 수목원 찾아와 오열 "불안·초조, 완전 죄인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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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1-01-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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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인이가 안치된 공원묘원에 양부 안모씨가 찾아와 오열했다고 담임목사가 밝혔다.

지난해 10월 16일 끔찍한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장됐다. 

해당 공원묘원을 운영하고 있는 송길원 목사는 정인이 양부모의 모습을 보고 정인이가 사고사로 사망한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가해 양모인 장모씨의 어머니로부터 안장 부탁을 받아 공원묘원에 정인이를 안장시킨 송 목사는 뒤늦게 양부모에게 학대를 받은 끝에 사망한 것을 알게 됐다.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송 목사는 "양부가 민망하고 염치없다고 느꼈는지 그 전엔 몰래 묘지를 다녀왔다가 작년 11월 중순쯤에 갑자기 면담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 나를 만나더니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관련 소식을 접한 상황이라 나도 양부에게 크게 꾸지람을 했다. 기도해달라던 양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완전한 죄인이 돼서 왔다. 특별한 말을 할 상황도 아니어서 '부인이 구속됐으니 많이 힘들겠다' 정도만 말했었다"며 그 후로는 만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원묘원에는 많은 추모객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추모객들이 많다고.

송 목사는 "어른들만 가득한 추모 현장이 아니다. 좋은 의미에서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인연이 하나도 없는 어른과 꼬마들이 오랜 시간 정인이 곁에 머물면서 장난감과 먹을거리를 두고 가는 게 흔한 풍경은 아니지 않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현재까지 공원묘원에 대한 기부와 지원 요청이 있었지만 거절했다는 송 목사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말고 아동복지에 끝없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사진=SBS방송화면캡처]
 

한편, 정인이는 지난해 2월 첫째 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양부모에게 입양돼 한 달 뒤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

사망 당일 정인이의 몸은 멍으로 뒤덮여 검게 변해 있었고, 팔·다리·쇄골 등에서는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교통사고 같은 큰 충격을 받아야만 절단되는 췌장이 끊어져 배는 피와 고름으로 가득 차 풍선처럼 부푼 상태였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양천경찰서, 홀트아동복지회,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그리고 입안의 찢어진 상처를 구내염으로 진단한 소아과 등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인이 양부는 어제(5일) 자로 자신이 다니던 방송사 CBS에서 해고됐다. 정인이 사건이 알려진 후 징계위원회는 최고수위 징계인 해고를 만장일치로 의결해 그를 해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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