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새먹거리 찾기 바쁜 정의선·최태원·구광모 회장... 재판 앞둔 이재용 부회장만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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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2-2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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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재판에 발 묶여 대외행보 '꽁꽁'

  • 정의선 회장, 로봇·UAM 사업 주력 타그룹과 차별화

  • 최태원 회장, 수소사업 추진단 신설... ESG 현실화 박차

  • 구광모 회장, 전장 전략 투자 통해 강력한 드라이브... AI 경쟁력 확보도 나서

4대 그룹 수장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한 해를 바쁘게 마무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새로운 먹거리 확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각자의 색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맏형 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의 족쇄를 풀어내기 위한 잠행에 들어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구광모 회장, 신규 사업 진출에 AI 연구원 설립까지 가장 바쁜 행보
28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에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구 회장이다. LG그룹은 이날도 구 회장이 직접 화상회의를 주도해 최근 최고경영진과 신년 전략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대형 인수·합병(M&A) 등 빠르게 변화하는 그룹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LG그룹은 이달에만 그룹의 미래를 바꿀 두 가지 사업에 착수했다.

지난 23일 LG전자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마그나)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 게 그 첫 번째다. 전장사업을 회사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LG그룹은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동 디스플레이, 차량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어 현재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전자의 VS사업부는 올해 3분기부터 매출 성장률이 고정비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내년 3분기부터는 VS부문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며 “이를 포함해 그룹은 전기차 배터리부터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까지 망라하게 되면서 미래차 시대에 전장사업의 선두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을 지난 7일 출범했다. LG AI 연구원은 LG그룹 차원에서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연구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역시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LG AI 연구원은 내년에 핵심 연구인력 규모를 100여명으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 그룹 내 AI 전문가를 1000명까지 키울 예정이다.

구 회장은 당시 출범 축하 메시지를 통해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대해 마음껏 도전하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하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최태원 회장도 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잠행 중’
정 회장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다른 4대 그룹과 차별화해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라는 신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실제 지난 11일 정 회장은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원 넘게 들여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직접 지분 인수에 참여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그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 달러(약 193조원)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 회장은 미래 사업의 핵심을 인재로 보고 관련 인원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연말임에도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광범위하게 인재 채용을 하고 있다. UAM과 로봇, 자율주행,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사업으로 꼽는 분야를 총망라한다. 특히 주목하는 부문은 UAM이다. 이번에 가장 많은 인재를 채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회장은 이들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난 15일 ‘2021년 인사’를 통해 미래 사업 전환 체제도 선제적으로 갖췄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신재원 현대·기아차 UAM 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현동진 로보틱스랩장을 상무로 각각 승진 인사했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현대차그룹 4족 보행 로봇 개 '스폿'이 재롱을 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도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선봉에는 SK(주)가 섰다. SK(주)는 최근 에너지 관련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의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 추진단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까지 풀체인을 구축해 수소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최 회장이 지난 10월 말 제주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그룹 계열사 CEO들에게 “이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규칙으로 삼아 미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한 말과 일맥상통하는 사업이다.

4대 그룹 수장 중 가장 먼저 자신만의 체제를 완성한 최 회장은 직원과의 스킨십도 늘리며 여유로운 모습도 내비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자녀 교육에 대한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영상을 SK 사내방송으로 직원들이 공유했다. 최근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SK 채널을 통해 ‘행복정담’이라는 제목으로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내부 소통 활성화해, 개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 발이 묶여 별다른 대외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는 오는 30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연다.

재계 관계자는 “결심 공판 이후 선고까지는 통상 1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거취는 내년 초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경쟁사들이 M&A 등을 통해 미래 사업에 속속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더 뒤처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열린 상하이 포럼에서 글로벌 환경·사회 위기 극복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 2019'에서 개막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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