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HMM, 파업 리스크에 '비상'···임금 인상 놓고 노사간 갈등

김성현 기자입력 : 2020-12-29 05:05
노사 임금협상 입장 차이 못 좁혀...파업 시 국내 수·추입도 타격
10년여만의 흑자 전환을 앞둔 HMM(옛 현대상선)이 ‘파업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으로 인해 운항에 차질이 생길 경우 HMM의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국내 수출입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MM 포워드호가 부산신항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사진=HMM 제공]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HMM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해운 시황 분석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최근 HMM은 글로벌 해운사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 10위였던 것에 비하면 두 계단이나 뛰었다.

같은 기간 선복량은 38만742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83.36% 늘어난 71만373TEU를 기록했다. 1.7% 수준이었던 점유율도 3%로 1.3%포인트 확대됐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HMM은 3분기 영업이익 27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66억원 적자에 비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38억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4분기에 큰 변수가 없다면 2010년 이후 10년 만에 흑자 기록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순항하는 HMM에 파업이라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HMM의 노조는 HMM해원연합노동조합(선원노조)과 HMM육상직원노동조합(육상노조)로 분류된다.

두 노조는 올해 회사의 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오랫동안 동결한 임금이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원들과 육상 직원들의 임금이 각각 6년과 8년 동안 동결됐으니 8% 수준의 다소 큰 폭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에서는 노조에 2% 수준의 임금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통해 임금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육상·선원 노조 각각의 중노위 조정 결과는 이달 29일과 31일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조정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원노조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쟁의행위 찬성률 97.3%로 쟁의행위를 찬성했으며 중노위 조정안이 사측에 유리할 경우 곧바로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선원법에 따르면 국내에 정박 중이거나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선박에 승선한 선원은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파업의 규모에 따라 HMM의 국내 해운이 크게 마비될 수 있다.

HMM 관계자는 “배가 한 두 대 못 뜨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화주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며 “화주들은 다른 해운사를 찾을 것이고 HMM의 일거리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입 기업들도 일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을 포함한 국내 해운사들이 한국의 수·출입 물량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HMM이 파업을 하게 되면 아예 물건을 못 보낼 수도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타격을 받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갈등의 배경에는 HMM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이 HMM 사측에 임금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탓에 노조와 협상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조합원들의 모습. [사진=HMM해원연합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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