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바이든의 한·미] ②‘대북전단 금지법’ 논란, 북핵 공조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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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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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의회 중심 '대북전단 금지법' 비판 ↑

  • 韓 "접경지역 주민 안전·생명 보호 목적"

  • 바이든, 中·北 인권 문제 제기 가능성 有

  • 北 인권 거론시 한·미 북핵 공조에 악재

  • 단, 북핵 우선시로 인권 논쟁 없을 수도

지난 6월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발견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2∼3m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사진=연합뉴스]


2021년 한반도 정세는 미국 정권 교체와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예정된 내년 1월을 기점으로 중대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28일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정세의 중대 변화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 목표를 위해 밀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활동 당시 조건부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북핵 해법 구상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전략 큰 틀이 ‘동맹 관계 회복’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분류된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할 거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다.

한·미 외교가 안팎에서는 대북전단 금지법을 향한 국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외교정책에 영향을 줘 한·미동맹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우려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북전단금지법 입법, 국방예산 감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회원들과 관계자들이 법안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韓 국민 안전·생명 보호” vs “北 주민 인권 묵인”

남북 관계 발전법 개정안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등 살포 행위,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남북합의서 위반 행위를 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 등 중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달 살포 행위를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남북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판단하며 이를 법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는 개정안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를 묵인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는 해당 법에 대한 청문회를 내년 1월에 개최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국민의힘 등 한국 야당 측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의 공화당 측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인수위 사무실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인권 중시’ 바이든, 대북전단 금지법 문제 삼을까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한 대북전단 금지법 비판이 한·미 간 북핵 해법 공조에도 영향을 줄 거란 목소리는 점차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국을 존중하는 동시에 인권문제도 중시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차기 미국 정부에서 대북전단 금지법이 북한 인권문제로 강하게 다뤄지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인권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더욱 압박할 수도 있다는 전망 역시 이런 우려에 신빙성을 더한다.

민태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서 ‘미 대선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모색’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바이든 정부가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민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는 민주주의 재건을 강조하고 있어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경우 오히려 대북제재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권 교체에도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을 인권문제로 압박하게 되면 북한 인권문제도 예외로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대북전단 금지법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VOA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한국과 의견 불일치가 될 수 있는 사안이 대북정책 논의를 압도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초점은 ‘핵’에 있어,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인권과 같은 다른 문제를 다루지 않을 거란 의미다. 또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등 미국 내부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북한 인권 문제까지 살펴볼 여유가 없을 거란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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