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닷컴버블 2.0?…" 최근 IPO 열풍 닮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2-22 16: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미래 가치 이미 주가에 너무 많이 반영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다. 갓 상장한 기업들의 주식이 급등하면서, 제 2의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닷컴 버블과 붕괴는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공포스러웠던 기억 중 하나다. 당시 나스닥 지수는 2000년 3월 최고점에서 2002년 10월까지 무려 78%가 떨어졌다. 때문에 닷컴버블과 현재 상황의 비교가 등장했다는 것은 시장 내에서도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닷컴버블 만큼은 아니지만, 예년보다 훨씬 뜨거워"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이리터 금융학교수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IPO시장이 닷컴 때보다 과열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때에 비해 훨씬 과열된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리터 교수는 1980년부터 미국 IPO 관련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12월 9일을 기준으로 올해 IPO를 한 기업들의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은 37%에 달한다. 이는 아직 2000년과 1999년의 IPO 기업들의 평균 상승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한다. 즉, 닷컴버블 때 만큼은 아니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과열돼 있다는 의미다. 

올해 상장기업 중 거래 첫날 주가가 2배이상 오른 기업은 17개다. 이는 닷컴 버블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다. IPO 기업들이 사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규모 역시 587억 달러로 닷컴버블이후 최고다.

IPO건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리터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9일까지 올해 IPO 건수는 153건이다.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162건 정도가 된다. 이는 지난 20년간의 연평균 IPO 건수를 웃돈다. 

그런 이같은 데이터는 최근 미국 IPO시장 붐의 주역인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IPO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리터 교수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SPAC을 포함시킬 경우 과거 데이터와 비교가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SPAC을 통한 상장은 제외했다. 

만약 220개에 달하는 SPAC를 포함시킬 경우 IPO 숫자는 인터넷 버블 수준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동시에 올해 상장기업들의 평균 첫날 수익률은 낮아진다. 대부분의 SPAC의 상장직후 가격은 공모가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래 가치 지나치게 반영됐다" 경고도 

이달 초 주식시장에 데뷔한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가 주식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첫날 주당 146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144.71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IPO 공모가인 68달러에서 112.8%나 급등한 것이다. 9일에는 미국 1위 배달앱 도어대시도 상장 첫날 주가가 86%나 급등하면서 시총이 600억 달러(약 65조 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미국 주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개인들의 IPO 열기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솔로몬 대표는 지난 15일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나는 우리가 극도로 도취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이같은 현상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솔로몬 CEO는 "이들 회사가 훌륭한 기업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장은 지금 매우 장기간 완벽한 경영과 거대한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을 가정하고 가격을 매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현실 주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