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이어온 한ㆍ베 협력…'도약'의 열쇠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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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프엉리 기자
입력 2020-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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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펫뚜안 주한 베트남 기획투자부 투자과장 인터뷰

2020년은 한국이 베트남에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한지 30년이 되는 해이자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지 28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베트남에게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3대 무역파트너다. 수출 규모로는 네 번째, 수입 규모로는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로 따지자면 1위 국가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한국은 총 등록투자자본(704억 달러·약 76조8768억원)과 투자프로젝트 건수(약 8900개)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본지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밤펫뚜안(Pham Viet Tuan) 주한 베트남 기획투자부 투자과장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최근 급변하는 국제변화 속에서 양국이 서로에게 더 발전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밤펫뚜 투자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0일 밤펫뚜안 투자과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황프엉리 기자]


- 기획투자부(MPI) 소속인 것으로 아는데, MPI에 대해 먼저 소개를 부탁드린다.

"MPI는 기획투자부이다. 한국으로 비교하면 기획재정부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정부 내각에 23개 정부 중앙 부처 중 하나이자 경제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베트남 경제발전 계획, 국가 예산 수립, 베트남으로 외국인투자 유치, 외국인 ODA차관 등을 관리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획투자부는 베트남 국가 발전 계획 마스터플랜과 정부 예산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정책-법령 수립, 투자 환경 개선 등을 총괄해 주관하는 만큼 외국 투자기업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특히 베트남은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외국인 자본뿐만 아니라 기술, 인력 등 유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MPI 소속 관료 입장에서 보는 한국의 베트남 투자 현황과 미래는 어떠한가?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국가라고 본다. 한국이 현재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에서 베트남은 핵심 파트너다. 베트남 정부는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있어서도 양보다는 질에 집중할 예정이다.

2018년은 외국인투자 유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된 해였다. 당시 MPI는 미래지향적인 외국인 투자 전략 초안을 작성하고 정부 정치국에 제안했다. 전략안은 국회 승인을 거친 뒤 올해 4월 응우옌쑤언푹 총리의 서명을 받았다.

베트남 정부는 친환경과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촉진에도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며, 제조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인프라, 에너지 분야에서도 외국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환경의 변화다. 글로벌 스탠다드 충족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것은 물론 기업 친화적인(business-friendly)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MPI는 지난해 국회에 베트남 투자법, 기업법 그리고 민관협력사업법(PPP법)을 제안했고 올해 6월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이들 법안이 발효되면 베트남의 투자 환경은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국 기업들의 관심 투자분야도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과 달리 에너지, 발전사업에도 투자 프로젝트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래지향적인 4차산업에서 더 많이 협력하기 위해서 양국 정부가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현장 기업들의 목소리도 청취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하지 않은 잠재적인 성장 분야도 남아 있다. 사회기반시설을 예로 들면 공항 또는 도시철도(지하철도), 고속도로(순환도로), 발전소 등에 대한 투자가 앞으로 더 필요할 것이라 본다. 물론 당장 하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그런 분야를 유치할 수 있게끔 베트남 정부는 정책 기반을 마련하면서 한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 MPI의 향후 추진과제와 목표는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양국이 올해 세웠던 1000억 달러 교역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앞으로 코로나가 진정되면 정책 방향성으로 2023년 한-베 양국 교역 1000억 달러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실행계획을 다시 수립하며 향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 11월 15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을 체결함으로써 베트남 투자 환경은 더욱 개선됐다. 투자 기업들에도 RCEP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하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 협력관계는 고속성장을 이어온 만큼, 향후 성장 모멘텀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지향적 협력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과제다. 베트남 기업도 앞으로 한국 또는 외국으로 더 많이 투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한국에 투자하는 베트남 기업들이 많지 않다, 50곳 정도로 대부분 사업 자체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을 위해 정보 지원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다.

MPI는 베트남 규제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해석에 있어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베트남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라서 완벽한 시장 환경을 구축하지 못했지만, 계속 개선해 가고 있다. 때문에 조바심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베트남 투자를 하시면 좋을 것 같다. 애로사항을 건의할 때는 공식적인 통로를 통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방법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3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관계의 발전 방향은.

"베트남은 한국과의 상호보완적인 동반자 관계로 항상 우호적인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초에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지만 이는 소수적이고 일시적인 생각뿐이라고 본다.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말에 강경화 외교 장관이 베트남에 방문도 하셨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방문하셨고 이태호 외교부 차관, 김창룡 경찰청장, 성윤모 산업장관 등 많은 한국 관계자들이 베트남에 방문하셨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베트남을 자주 방문하시면서 양국 간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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