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밖 홍준표, 김종인 흔들기…“李‧朴 사과는 민주당 2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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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12-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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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적 ‘친홍계’ 인사들 일제히 공격…김종인 "내 판단대로 할 것"

서욱 국방부장관(오른쪽)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에 앞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9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내 반발이 극심하다. 특히 탈당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 그와 가까운 ‘친홍계’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흔드는 모양새다. 9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 2중대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전 대통령 사과라고 보여지는데 그것을 강행하는 것은 5공 정권 하에 민주정의당 2중대로 들어가자는 이민우 구상과 흡사해보인다”고 적었다. ‘이민우 구상’은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가 지난 1986년 전두환 정권이 주장하던 ‘내각제 개헌’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선언이다.

홍 의원은 “이민우 구상으로 양김(김영삼‧김대중)이 반발하고 이민우 신민당 총재 체제는 무너지면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안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과는 전 정권들을 모두 부정하고 일부 탄핵파들의 입장만 두둔하는 꼴이고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일 뿐이다”며 “옳은 길이 아니다”고 했다.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표를 맡던 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 당내 최다선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이 반대하는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단 한 번의 의총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면서 “민주당의 폭주를 막는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비대위원장이 나서 당의 분열만 조장하는 섣부른 사과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참담하다”고 했다.

대표적인 친홍계 인사인 배현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대위를 이끌었던 것을 지적,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며 “인지부조화, 아찔하다”고 했다.

당내 반발에도 김종인 위원장은 제 갈 길 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 반발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 판단대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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