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웹툰 '연애혁명' 작가 232, "웹 드라마에 만족"···시트콤은 신의 한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윤정 기자
입력 2020-12-05 01: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 232 작가 제공]

네이버 부동의 목요 웹툰 1위 '연애혁명'이 웹 드라마로 제작됐다. 

지난 2013년 연재를 시작해 7년째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232 작가의 인기 웹툰 '연애혁명'도 드라마로 제작,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10대들의 로맨스를 다룬 연애혁명은 소재에 걸맞게 웹 드라마로 변했다.

'연애혁명'은 이삼정보고의 평범한 학생 공주영이 동갑내기 왕자림에게 첫눈에 반해 고백하고 사귀면서 일어나는 로맨스 코미디 웹툰이다. 애교 넘치는 순정남 공주영과 까칠한 정보고 여신 왕자림 등 등장인물이 현실 중고등 학생들의 실생활을 잘 묘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10대들의 공감과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의 인기는 웹 드라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한 박지훈과 그룹 더보이즈의 영훈, 우주소녀의 다영 등 아이돌들이 캐스팅된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혁명'은 지난 9월 1일 첫 공개 이후 이삼정보고 친구들의 다양한 개성과 매력, 케미를 통해 때로는 설렘을, 때로는 폭풍 웃음을 선사하며 매회 100만뷰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웹툰에 이어 웹 드라마의 성공을 이끈 주역은 단연 웹툰 작가 232. 아주경제가 단독으로 232 작가를 만나 웹툰과 웹 드라마 '연애혁명'에 대한 232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카카오TV의 첫 웹드라마로 '연애혁명'이 탄생됐다. 원작자로 웹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한지?

당연히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사실 영상화에 뜻이 없어서 지금껏 영상화 제안을 거절 해왔거든요. 그 이유는 각색 때문이었는데요.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경우 각색으로 항상 말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그 때문에 원작의 이름만 빌리는 느낌은 저도 선호하지 않고, 독자분들도 안 좋아하니까 제작사 측에서의 각색이 들어간다고 하면 거절해왔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제작진분들 라인업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옛날부터 점점 사라지는 시트콤 드라마에 막연히 그리운 감정이 있었는데 그게 나한테 오다니 정말 놀라웠죠. 거기다 상상만 하던 시트콤화라니 사전미팅부터 지금까지 정말 대단히 만족하고 있는중입니다.

그리고 제가 대본을 윤색하게 됐는데, 시트콤으로 방향을 잡으니 활기찬 분위기 위주로 쓰게 돼서 무거운 주제가 거의 빠지게 됐거든요.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각색방향을 잡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무거운 주제도 연애혁명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트콤 장르답게 재밌게 나왔습니다. 하필이면 촬영시작한 당시가 여름이라 배우, 스탭분들 많이 더우셨을 텐데 촬영하느라 고생많으셨을거에요.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열의를 다해 작품과 캐릭터를 분석하며 재밌는 드라마 만들어 주신 배우분들, 극본작가님, 연출감독님 그리고 메인피디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웹드라마 '연애혁명'과 웹툰 주인공들의 싱크로율은 어떤가

원작과의 싱크도 배우분들 연기력도 너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개방식에 있어선 이미 각색·윤색도움을 드리고 있기 때문에 아쉬울 점은 없고요. 딱히 있다면 아무래도 드라마다 보니 장편인 원작에 비해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더 빠르게 노출해야 했어요.

그래서 원작 팬분들한텐 아쉬울 수 있지만 생략되는 부분들도 존재해요. 과거 에피소드가 가장 큰 예시인데, 풀 스토리보단 그 갈등 상황에 필요한 부분만 조금씩 가져다 쓰고 또 다른 갈등 전개가 나올 때 다시 다루는 편이 좋겠다 싶어서 생략하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장르가 시트콤이니까 시트콤적 텐션을 살리는 것에 더 비중을 뒀고요. 또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재미 보장하니 재밌게 봐주세요.

[사진= 네이버 웹툰 캡처]

​Q. 연애혁명 구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혹시 영감 받은 것이 있다면?

어린 시절 봤던 순정만화들을 생각했어요. 뭔가 제가 아는 현실 연애와는 다른 그런 아름다운 느낌의 순정만화들이요.

순정만화의 그런 클리셰에 현실 반영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순정만화의 설정을 고스란히 가져와 성별을 바꿔본 게 공주영과 왕자림이고요.

항상 남주, 여주한테 고정적인 역할이 있잖아요. 멋지고 시크하고 슬픈 과거를 가진 남주. 그런 남주를 믿고 기다리며 활발을 넘어서 지극한 낙천주의의 울보 여주. 이걸 반대로 해보면 신선해 보이지 않을까 했죠. 그래서 주영 자림의 성도 '공주'영, '왕자'림 으로 짓게 된 거고요.

그런 남주, 여주에 현실 반영까지 추가하니 둘 사이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다 빠지게 되었네요.

좋아하는 이유도 주영이의 경우는 예쁜 외모에 첫눈에 반해서 점차 너의 성격까지 다 좋아졌다는 현실적인 이유. 경우가 자림을 짝사랑하게 된 경로도 그냥 포인트는 없어요.

현실에서도 누군가를 좋아할 때 반드시 서사가 충분해야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민지가 경우를 좋아하게 된 것이나, 상훈이가 민지를 좋아하게 된 것이나 예슬이가 경우를 좋아하게 된 것처럼.

딱히 좋아할 만한 이유가 나온 건 없습니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다면 저의 만화의 방향성과 전혀 맞지 않겠죠. 로맨스 웹툰에서 가장 감명받은 건 혀노 작가님의 '남과 여'였습니다. 너무 현실적이여서 충격적이었죠. 그리고 연애혁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하이킥 시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Q. 많은 질문 받으셨겠지만 232 작가명 의미는?

정말 아무 의미 없어요. 그냥 숫자 2, 3을 좋아하는데 어딜 가나 번호에 3을 많이 썼어요. 학창 시절 출석번호도 3으로 시작했고요. 그런데 23만 하기엔 좀 그래서 또 2를 붙여 232가 된 겁니다. 친근감 넘치게 '삼이'라고 다들 불러주시더라고요. 요즘은 '둘셋둘'이라고도 불립니다. 하하

Q. 요즘 웹툰에도 PPL이 상당히 들어가는데요. 웹툰에 PPL이 어울릴까 싶었는데 의외로 이질감없이 스토리에 잘 녹아든다. PPL이 들어오면 어떻게 스토리와 접목시키나

저는 처음엔 자연스럽게 녹여보자 했는데, 어느 순간부턴 어차피 보는 독자님들도 PPL인 걸 뻔히 아는 마당에 그냥 대놓고 하는 게 보는데 불편함이 없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스킵하고 싶으면 스킵해도 되는 구간이라고 알려주는 거죠. 자연스럽게 녹이면 녹일수록 오글거리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방법도 소모성이 있는건지 대놓고 하는 것도 이젠 독자님들이 별로 좋아하질 않으세요. 또 어떤 방법이 있는가 강구해봐야죠.

Q. 왕자림과 공주영 초기 설정은 털털한 여주, 섬세한 남주의 알콩달콩 십대 러브스토리일줄 알았는데 요즘 전개되는 이야기는 십대들의 고민과 방황, 학폭, 왕따 문제 등 폭넓게 다루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연애혁명의 주제는?

넓게보자면 10대들의 일기장입니다.

연애혁명이 처음부터 지금만큼의 인기를 얻은 건 아니었어요. 아직도 기억하는데 30화 연재 전까지만 해도 연애혁명의 순위는 지금만큼이 아니었습니다. 2, 3위 정도 하고 있었고 이걸로 2, 3위여서 232~ 이러면서 드립 쳤을 정도였으니까. 근데 어느 날 1위를 하고 별점테러를 받았습니다. 그냥 고딩들 띵가띵가 노는, 가볍고 별 내용도 없고 그림도 그리다만 게 1위를 하냐며 비판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때 생각했죠. 제대로 해보자.

공주 왕자는 그대로 두고, 그저 메인의 소모용으로 존재했던 주변 캐릭터들의 디테일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학창 시절이라면 처음 제대로 된 관계를 맺고, 인간관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예민한 시기잖아요. 관계에 대해서 다루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주인공 주변 인물의 서사와 그 인물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하면서, 다양한 아이들을 다루게 되고 지금과 같은 10대 성장물을 그리게 된 것 같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연애혁명을 마지막으로 10대 물을 그리지 않아도 될 만큼 내 역량이 닿는 부분까지 10대들의 고민들과 문제들을 다뤄보자 싶었죠.

그래서 가지를 치듯이 주제를 놓치지 않으려 주제인 연애에 중점을 두고 모든 캐릭터들의 서사를 완벽하게 만들어 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의 연애혁명이 있게 된 건, 1위 한 당시 제 만화의 부족한 부분을 비판해 주셨던 독자님들 덕분 아닐까요? 작정하고 모든 캐릭터에 입체감을 넣을 수 있게 된 계기였어요. 가볍게 연재하던 그 당시 마인드로 연혁을 그렸다면 지금의 위치엔 절대 오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만화를 떨어져 보면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반면교사, 타산지석적인 시선이 보일 겁니다. 제3자의 입장으로 인물들의 언행들을 지켜보고 있는 독자 시점에서 이게 어떻게 느껴지며, 어떤 감정이 드는지, 그런 걸 염두에 두며 연재 중입니다

[사진= 카카오TV 제공]

Q. 십대들이 쓰는 말, 행동, 노는 곳 너무 리얼하게 그려져서 작가님 십대 아니냐는 예상도 초기에 존재했다. 십대들의 생활은 어디서 자료수집하는지?

저도 10대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노는 곳이나 행동들에 대해선 어렵지가 않죠. 따로 수집하거나 하진 않고, 요즘 유튜브나 SNS에 올라오는 콘텐츠들 있잖아요? 제가 한 번이라도 피식했다 하면 드립으로 넣는 편이에요.

그리고 10대들의 생활이라고 해봐야 환경이나 트렌드의 변화만 있을 뿐 10대 때 떠오르는 생각은 비슷하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만약 지금 10대라면 이걸 보고 내일 학교 가서 어떤 말을 할까?하고 최대한 눈높이를 맞춰서 생각하려고 합니다.

현재 10대 친구들 말투를 철저하게 고증을 지키면서 대사를 쓰다 보니, 이게 또 20~30대 독자님들과 문화의 벽에 부딪히는 현상이 발생하더라고요. 이건 절대 우리가 나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단지 옛날에 비해 요즘 신조어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빠르게 저물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저도 가끔 놀랄 때가 많아요.

그래도 요즘은 어느 정도 2030세대들도 알아들을 만큼 대중화된 신조어가 아니면 사용을 지양하고 있어요.

이처럼 트렌드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못쓰게 된 에피소드들도 존재합니다. 해당 스토리를 짰던 2013년도 당시에 쓰면 적절했을텐데, 2020년에선 절대 못쓰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해당 에피소드가 요즘 트렌드랑 너무 동떨어져서 촌스럽고, 공감하기도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연재 차 수가 6~7년이 되니 이런 불상사가 생기네요. 대신 그 친구를 빼면서 빈 부분을 다른 이야기로 메웠습니다.

Q.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하나만 골라보자면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부딪혀보길 바라요. 여러 가지 시도하고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해보고 하는 건 좋아요. 손해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차기작으론 연애혁명 스핀오프작과 또 액션물도 해보고 싶어서 둘 다 라인업에 있고요. 스릴러도 좋아해서 추리 스릴러도 라인업에 뒀지만 준비를 너무 오래 해야 될 것 같아 보류해둔 상태입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는 걸 가장 좋아해서 어떤 차기작을 해도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무조건 들어갈 것 같아요.

Q.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지각 안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