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만에 입 연 文, 공직자 ‘선공후사’ 언급…윤석열에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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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11-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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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보 회의서 秋-尹 갈등 우회 겨냥 발언 해석

  • “기본으로…소속부처 아닌 공동체 이익” 강조

  • ‘축구 참석’ 논란 최재성도 입장문 통해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서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를 대하는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보 회의는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정지·징계 조치 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징계위원회 결과 이후 이 사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간접적으로 윤 총장에게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추 장관으로부터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징계 조치를 보고 받은 지 6일 만이다.

두 사람 간의 갈등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검사들을 향해서도 “과거에서 벗어나라”는 취지로 우회적인 메시지를 남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동시에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과거의 관행이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급변하는 세계적 조류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면서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의 반발과 검사들의 항명을 ‘집단의 이익 추구’이자 ‘낡은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2050, 권력기관 개혁, 규제 개혁 등은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려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대한민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께서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국민적 협조도 구했다. 문 대통령은 “12월로 들어서는 이번 주가 여러모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사흘 앞으로 다가온 수능시험을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조기축구 경기에 참석해 논란이 됐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 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 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면서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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