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앞 첫 난제 '이란 핵 과학자 사망'…중동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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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1-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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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가 암살되면서 중동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국방부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며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암살됐다고 전했다. 파크리자데는 2003년 중단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일(현지시간) 암살된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인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이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파크리자데는 경호원과 함께 있었음에도 공격을 당했으며, 그가 탄 차량 근처에서 폭발물이 실린 차량이 폭발한 뒤 총격이 시작됐다고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타스 통신은 전했다.

파크리자데는 다친 상태로 헬리콥터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이란 당국은 밝혔다.

이란 당국은 파크리자데 살해의 배후에는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지도층이 복수를 다짐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8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의 핵 과학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각료 회의에서 "우리 민족은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이 놓은 덫에 빠지지 않을 만큼 현명하다"라면서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우리 과학자의 순교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회의에 앞선 성명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의 오만한 세력과 (이스라엘) 용병들의 악한 손이 이란 아들의 피로 얼룩졌다"라면서 "파크리자데의 죽음이 이란의 핵 활동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살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국제사회, 특히 EU에 부끄러운 이중잣대를 버리고 이런 국가 테러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올렸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파크리자데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데흐건 보좌관도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이란에 대한 압박을 더욱 높이면서 전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파크리자데 죽음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파크리자데의 죽음은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첫 당선인에게 닥친 첫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경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직후 이란과의 재협상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을 비롯해 국무부와 국방부 등 주요 기관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 역시 아직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2010년과 2012년 사이에 최소한 4명의 과학자가 핵에너지 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부에 의해 암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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