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시대가 온다] ②햄버거의 나라 미국서 떠오르는 '대체육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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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1-2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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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도날드도 출사표 던졌다"...판 커지는 대체육 시장

  •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뀐 소비자 인식이 변화에 한몫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식탁 분위기가 바뀌었다. 팬데믹 충격으로 육류 공급망이 흔들리고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식물 기반 대체육 공급이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반고기는 갈 곳을 잃었지만, 일명 '가짜 고기'라고 불리는 대체육은 오히려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코트라는 일반고기와 맛과 식감이 유사한 식물 기반 대체육이 식품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최대 육류 소비국인 미국의 식품업계에서는 식물 기반 대체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는 것.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맥도날드도 출사표 던졌다"...판 커지는 대체육 시장
특히 대체육 제조업체인 비욘드미트와 식품 스타트업인 임파서블푸드가 만든 일명 '가짜 고기'는 이미 주요 소매업체에서 널리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버거킹과 KFC 등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는 식물 기반 대체육을 사용한 메뉴가 이미 시장에 출시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하고 있다.

앞서 세계적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도 대체 육류 연구회사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다. 유니레버는 2년 전 인수한 네덜란드 대체육 회사인 베지테리어부처 등을 중심으로 대체육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네케 파버 유니레버 식품 부문 사장은 "식물성 고기·유제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대체육은 전체 육류·유제품 시장의 50%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맥도날드도 대체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 초 맥도날드는 내년에 일부 매장에서 새로운 식물 기반 대체육 메뉴인 '맥플랜트(McPlant)' 라인을 시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종전의 고기 패티를 식물성 고기로 대체한 채식 메뉴를 추가하겠다는 것. 이안 보든 맥도날드 국제사업부 사장은 "맥플랜트는 버거와 치킨 메뉴, 아침 메뉴 등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식물 기반 대체육 메뉴는 요식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전 세계 육류시장의 판세를 바꿔놓고 있는 대체육 시장은 올해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해 식물 기반 대체육은 전년 대비 150%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231%나 폭증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뀐 소비자 인식이 변화에 한몫
대체육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 데는 코로나19 사태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가 육류 가공업체를 덮치면서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많은 공장 근로자들의 건강이나 동물에 대한 윤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난 5월 미국의 육류 가공공장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새로운 핫스팟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환경보고 네트워크에 따르면 지금까지 육류 가공 공장에서만 최소 3만50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150명 이상이 숨졌다. 이처럼 육류 가공 공장에 집중됐던 코로나19 발생은 소비자의 육류 선호도를 낮췄고, 결국 식물기반 대체육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대체육 인기가 커지는 데는 생산이 비교적 쉽다는 것도 한몫한다. 일명 '진짜 육류'는 도축장과 가공 공장에서 많은 노동력이 요구된다. 도축한 육류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이 더 많이 가기 때문이다. 반면 식물성 육류는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이미 자동화가 많이 이뤄져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봉쇄 조치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진짜 고기'에 대해 생산능력이 계속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축산업 컨설팅업체 컨스앤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브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돼지고기 생산능력의 32%가 중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자문회사 어드밴스드 이코노믹 솔루션의 빌 랩 대표 역시 "미국의 소고기 생산능력이 14% 감소했다"고 전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반적인 육류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진 반면 식물 기반 대체육에 대한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육류가공 시설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거점으로 지목되면서 타이슨푸드, 스미스필드 푸즈 등 미국 대형 육가공 공장이 줄지어 문을 닫자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식품정보협의회의 설문에 따르면 41%의 소비자들이 새로운 식품을 시도하기 위해 식물성 대체육을 먹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기존의 식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식재료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 식물성 대체 메뉴는 채식주의자만을 겨냥한 메뉴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실제 고기와 맛과 식감이 매우 유사하지만, 영양성분이 더 나은 식물성 대체육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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