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잡힌 현대카드 베트남 진출·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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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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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을 발판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던 현대카드의 계획이 좌초됐다. 베트남 시장 진출 계획이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1년째 지연된 여파다. 이에 따라 IPO 일정 등에서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중견은행인 'MSB'의 자회사 FCCOM의 주식 50% 양도 승인 인가 신청을 냈지만 1년째 승인이 답보상태다. 롯데카드가 2018년 베트남 금융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인수하고 당국 승인을 받기까지 6개월이 채 안 걸린 점을 감안하면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당초 현대카드도 올해 1분기 중 승인절차를 마무리 짓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실을 신설하고 BC카드 출신 해외시장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베트남 시장은 현대카드가 IPO를 위한 해외시장 진출 발판으로 삼은 곳이다. FCCOM을 통해 개인대출 상품을 비롯해 신용카드, 자동차금융, 기업금융 등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연내 베트남 진출은 좌절됐고, 이로 인해 내년에 예정됐던 IPO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성공적인 해외시장 안착이 ‘필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현대카드 기업가치는 순자산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때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상장 후 3조원 이상은 돼야 적정 수익을 낼 것이란 시장 예상치와는 상당 수준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카드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 등이 제시한 기한이 내년에 도래하는 점도 문제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2017년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할 때 ‘현대카드가 IPO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현대차그룹은 4년(2021년까지) 안에 현대카드를 상장해 자금회수를 돕는다’는 내용을 계약사항에 포함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시기를 논의했지만 답보상태다. 코로나 확산세와 함께 예비심사를 청구해 상장까지 통상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상장은 물론 내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카드는 대한항공, 스타벅스 등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발행 등 다각화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여신금융협회가 발간한 ‘미국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보다 PLCC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의 경우 PLCC의 구매실적 대비 미상환 잔액 비율이 일반신용카드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제휴카드와는 달리 PLCC는 카드사와 협업 업체가 함께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구조로 수익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 = 현대카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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