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시대 끝났다…신용대출 금리 3%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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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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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이후 처음…은행들 '돈줄 조이기'

  • 연말까지 증가폭 점진적 축소 나설 것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도 이제는 옛말이다. 은행권이 본격적인 ‘돈줄 조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일제히 2개월 연속 상향했다. 일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는 3%대를 넘어섰다.

23일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지난달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25%로 전월 대비 0.38% 포인트 급등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을 합해서 신용대출 금리가 3%대로 오른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월 3.23%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향됐다가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멈췄다. 8월 2.75%, 9월 2.87%, 10월 3.25% 등 두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은행들 역시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0월 기준 2.82%로 전월 대비 0.28% 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0.27% 포인트 오른 2.92%로 3%에 육박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22% 포인트, 0.10% 포인트 오른 2.46%, 2.72%를 기록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은행권의 잇따른 금리 인상은 신용대출 증가폭이 지나치게 가파르기 때문이다. 저금리의 장기화에 따라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이를 활용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난 여파다. '빚투(빚내서 투자)'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투자가 과열되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은 8월에는 전월 대비 4조원이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신용대출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오는 12월 말까지 월별 신용대출 증가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각 은행들은 금리 인상은 물론 한도 축소 카드까지 활용해 자율적인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에 따라 9월과 10월에는 신용대출 증가액이 각각 2조원대에 머물렀다.

향후에도 은행들은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은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신용대출을 1억원 이상 받을 경우 개인 단위로 DSR 규제를 적용하고, 신용대출을 1억원 초과해 받은 뒤 1년 내 규제지역에서 집을 살 경우 대출을 2주 안에 회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30일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은 선제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중이다. KB국민은행은 23일부터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연 소득의 200%를 초과한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 당국의 규제와 별개로 소득과 무관하게 신용대출이 1억원을 넘어서면 규제를 적용한다. 우리은행도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이번 주 중 실행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대출 한도와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신용대출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대출 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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