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거부에 수치 조작까지"…中 '왕훙경제' 제동 걸리나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20-11-23 05:00
소비자협회, 광군제 기간 부정행위 지적 '립스틱 오빠' 리자치 등 왕훙 대거 거론 묻지마 판매, 환불 요청률 76.4% 기록도 판매량·접속자 조작 심각…칼 가는 당국

중국의 유명 왕훙인 왕한이 지난 6일 진행한 전자제품 판매 방송. 환불 요청률이 76.4%에 달해 논란이 됐다. [사진=위챗 캡처]


중국 유명 왕훙(網紅·인터넷 스타)들의 제품 판매량 및 접속자 수 조작과 환불 거부 등 부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올해 광군제(光棍節) 기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감독 당국도 벼르고 있어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기반의 '왕훙 경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남방도시보와 펑파이 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소비자협회는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광군제 기간 중 발생한 왕훙들의 부정 행위를 소개했다.

조사 기간은 10월 20일~11월 15일이었으며 204만5862건의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

보고서에는 중국 뷰티 업계를 대표하는 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 등 유명 왕훙들의 각종 부조리가 담겼다.

리자치는 지난 6일 생방송으로 운동화와 뷰티 제품을 판매했는데, 구매 후 교환이 불가능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다.

소비자협회에는 '팔고 나니 교환을 막았다', '파는 데만 관여할 뿐 사후 서비스는 돌보지 않는다', '그럴 거면 뭐하러 서둘러 구매하라고 종용하나' 등의 지적이 접수됐다.

이 밖에 판매 뒤 환불·반품 거부, 광군제 당일 환불 불가, 잔액 미입급 시 반품 불가 등 다른 방송의 피해 사례도 포함됐다. 

또 다른 왕훙 왕한(汪涵)은 부실 판매로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6일 왕한에게 방송을 맡긴 한 전자제품 판매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방송 비용으로 10만 위안(약 1억7000만원)을 줬는데 그가 판매한 1323대 중 환불 요청이 들어온 게 1012대로 76.4%에 달했다"며 "투자 대비 수익률이 0.3%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판매량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며 "왕한이 수치를 조작한 탓에 (방송을 진행한) 온라인 플랫폼으로부터 경고까지 받았다"고 덧붙였다.

광군제 기간 중 라이브 커머스에 나선 연예인들에 대한 부정 행위 신고도 잇따랐다.

토크쇼 스타인 리쉐친(李雪琴)과 양톈전(楊天眞) 등은 디지털 기기 판매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접속자 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 제작 인력은 "방송 종료 때까지 시청자가 311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실제로는 11만명에 그쳤다"며 "나머지 인원은 돈을 주고 조작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리쉐친 등 연예인의 팬들이 스마트폰과 PC로 접속 건수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의 특성상 접속자 수는 판매량과 직결돼 많은 이가 시청하는 채널일수록 더 많은 섭외료를 받을 수 있다.

리자치 등 거론된 왕훙과 연예인들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거나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잉커(盈科)법률사무소의 후광(胡廣) 변호사는 중국증권보에 "생방송으로 제품을 파는 스타나 진행자가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며 "허위나 과장 판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내 왕훙들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이들이 사용하거나 광고하는 제품 판매가 급증하는 이른바 '왕훙 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관련된 소비자 피해도 함께 증가해 감독 당국의 주목도가 높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최근 '인터넷 생방송 영업·판매 활동의 감독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하고 왕훙 경제 모니터링에 나섰다.

라이브 커머스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위법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게 골자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일단 시장 진입을 허용한 뒤 부작용이 발생하면 신속히 규제에 나서는 게 중국 당국의 전형적인 행보"라며 "생방송 판매와 관련된 문제가 확대된다면 왕훙 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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