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은행 영업점, 왜 자꾸 없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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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1-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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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영업점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영업점을 직접 찾는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Q. 은행 영업점은 얼마나 줄었나요?

A.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주요 은행은 상반기에만 126개의 점포를 폐쇄했습니다. 지난해 1년간 폐쇄된 점포 수(88개)보다 많은 규모입니다.

점포 축소는 7~8월 들어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월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보다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월 들어 4대 은행은 총 36개 점포의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달 역시 20곳을 통폐합할 예정입니다.

연말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국내 점포 55개를 통폐합할 예정입니다.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30개 점포의 문을 닫고, 우리은행이 19개, 하나은행은 6개의 점포를 각각 정리합니다. 그동안 점포망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 왔던 NH농협은행 역시 점포 축소 규모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은행 영업점을 줄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금융거래 환경이 재편됐다는 게 은행권의 항변입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거래 비중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바일뱅킹 거래 금액은 올해 상반기 713조원으로, 작년 연간 수치(1159조원)의 60%를 넘어섰습니다.

점포 1곳을 운영하는 데 인건비와 임대료 등 평균 매달 17억원가량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이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 점포가 올 들어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 축소 또한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순이자마진(NIM)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은행권이 비용 지출 최소화에 나선 배경입니다.

Q. 모바일 뱅킹이 대세인데, 영업점을 축소하더라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은행들이 점포망 축소에 박차를 가할 경우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 고객의 불편이 높아질 수 있어 문제입니다. 고령층의 경우 여전히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32.2%로, 70대 이상의 이용률은 8.9%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위주의 가격 혜택, 신용평가상 불이익, 정보력‧협상력 부족 등 고령층의 금융 거래조건이 불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70대 이상 연령층의 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은 2.3%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낮지만, 평균 금리는 13.0%로 오히려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인 점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은행이 고객과의 접점을 형성하기 위해선 물리적 거점이 필수적이라는 것인데요. 고객과의 관계를 긴밀히 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핵심 고객 확보와 부실채권 관리, 나아가 대출 결정 여부 등에 해당 정보를 활용해 거래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Q. 지금처럼 영업점 축소 기조가 이어질까요?

연말부터는 영업점을 폐쇄하는 절차가 지금보다 훨씬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연말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의 개정을 마칠 예정입니다.

그동안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진행해 온 '지점 폐쇄 영향 평가'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게 골자입니다. 또한 점포 폐쇄 사전 통지 기간 역시 현행 1개월 전에서 3개월로 확대됩니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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