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졸속 추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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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1-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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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칼 부채비율 108%…제3자 유상증자 상황 안돼"

  • 기형적인 자금조달과 유례없는 산은의 자금 선집행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많은 의견이 있다. 설령 여기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졸속 방식은 안된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가 17일 유튜브 방송인 '삼프로TV'에 출연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반대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KCGI는 3자 주주연합이란 이름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함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3자연합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46.71% 확보해 조 회장 측(41.4%)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 대표는 "최근 한달 사이에 대한항공 측에 '만약 증자를 하게 되면 구 주주들에게 우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상법 정신에 맞다'는 요지의 내용증명을 세 차례 보냈다"며 "기존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할 때 제3자 배정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산은은 매각 답보 상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한진그룹에 넘기되, 한진그룹의 재무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강 대표는 산은과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추진 과정에서 주주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현 한진칼 정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긴급한 경우에 한해 가능한데 한진칼의 부채비율은 108%로 우리나라 기업 평균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정상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 회장과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항공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대의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인수구조 및 자금조달의 방법 등에 관해 회사 및 회사 주요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KCGI는 이날 '조원태 회장 외의 모두가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인수는 국민 혈세를 이용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숨겨진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KCGI는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두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며 "굳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산은의 무리한 제3자배정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라는 왜곡된 구조를 동원하는 것은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더욱이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은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존의 우선협상대상자도 확인하지 못한 추가 부실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채 12조원과 자본잠식상태의 아시아나항공을 실사 등의 절차와 충분한 논의를 무시한 채 한진그룹이 전격 인수하는 것은 6% 주주인 조 회장이 국민의 혈세를 통해 10%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결과만 낳을 뿐 다수의 다른 주주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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