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신규의사 2700명 부족…의료공백 땜질처방에 내년 봄 추가 시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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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1-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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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기 재응시 물리적으로 어려워

지난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사진=연합뉴스]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가 지난 10일 종료된 가운데 재응시 기회만 주면 내년 초까지 실기시험을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원서 접수, 채점위원 배정, 모의 환자인 표준화 환자 모집 등을 조정하는 준비 기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 봄 추가 시험 진행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8일 시작한 의사 국시 실기가 이달 10일로 마무리됐다.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14.1%인 446명만 실기를 치렀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하고 국시 실기와 필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의사 면허가 나온다. 2700여명의 의대생이 내년 1월 예정된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의사 면허를 획득할 수 없다. 전국 192개 수련병원에 인턴으로 지원하거나 공중보건의(공보의)·군의관 등으로 복무할 수도 없다. 특히 공보의의 경우 매년 500~700명을 뽑아 농어촌 등 취약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했는데 이 부분의 의료대란이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공보의는 380~400명, 인턴은 20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2700명 정도의 신규 의사가 공급이 안 되면 의료공백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서울의 빅5 대형병원을 제외하고 일반 종합병원의 의사 수가 150명 정도다. 병원 규모마다 인턴 채용 숫자는 다르지만, 2700명이란 숫자는 일반 종합병원 전체 의사의 18배 정도 되는 숫자의 의사가 부족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선 정부가 의대생에게 추가 국시 응시 기회를 줄 경우, 내년 2월 졸업 전까지 추가 실기시험을 진행할 몇 달의 기간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기시험은 약 6주의 시간이 소요돼, 2월 중순 종료되면 곧바로 수련병원에서 인턴모집을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서 접수, 채점위원 배정, 표준화 환자 모집 등을 조정하는 준비 기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물리적으로 내년 2월까지 추가 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시원 관계자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실기를 진행하기 어렵다. 특히 표준화 환자가 환자 역할도 하고 채점도 해야 하는데 이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실기가 끝난 지금 이들 모두 생업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실기 거부자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게 더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의료공백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돌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본질이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인이 배출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국민 여론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앞서 9월 1일 시작 예정이던 실기시험을 9월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이 해당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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