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2사단 '北 남성 월책 사건' 깜깜이로 남나...합참 "조사 결과 발표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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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11-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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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성묵 센터장 "군사기밀이 아니라면 국민 알권리 보장해야"

[사진=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의장 원인철)가 북한 남성에 월책을 허용한 육군 22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10일 군 관계자는 아주경제에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듣지 못했다"며 "애초에 지휘부에서 조사 결과 발표 여부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적확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비태세검열실이) 과학화 감시시스템, 특히 광망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 등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정밀하게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인정했다.

군 당국은 지난 2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철책에 접근하는 미상의 인원을 발견하고 감시장비(TOD)로 지켜보다가 3일 저녁 월책을 허용했다. 당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핵심인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은 작동하지 않았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실장 서헌원·해병대 소장)은 4일 오후 현장으로 급파돼 특히 광망 미작동 원인 파악에 주력했다.

광망 센서는 흔들림 감지 외에도, 적(敵)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하중(누르는 힘)이 느껴질 때 역시 작동한다. 그러나 북한 남성이 월책한 철책은 눌린 흔적이 분명했지만, 광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육군 22사단 자체 조사 결과, 미작동된 광망은 장비 불량 등 고장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고장 나지도 않은 광망이 북한 남성에 의해 구부러졌음에도 센서가 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광망 감지 센서를 꺼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합참은 북한 남성에 월책을 허용한 육군 22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다. 합참이 선제적으로 억측과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해명을 해도 모자를 상황에 전비태세검열실 조사를 깜깜이로 묻어 두겠다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센터장은 "군사기밀이 아니라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쓸데없는 의혹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광망이 구부러졌음에도 센서가 울리지 않은 것이 장비의 문제인지 관리한 사람의 문제인지 정확하게 밝히는 게 향후 확고한 경계태세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작전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철책 종심에서 차단해 검거를 했다"며 경계 작전 '실패'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GOP 과학화시스템 개선 사업과 연계해 검토하겠다"며 장비 불량으로 인한 초동 조치 미흡 문제는 인정하는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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