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트럼프 낙선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정부, 일단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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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1-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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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로 유 후보자 용퇴 미뤄와

  • 트럼프 대통령, 지난 3일 미국 대선서 사실상 재선 실패

  • 외교부 "바이든 행정부 입장 아직 몰라...우선 지켜봐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낙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 사퇴 결정을 미뤄온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입장이 난처해졌다.

한국 정부가 그간 미국 정부 지지를 등에 업고 유 본부장의 용퇴를 미뤄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권을 잃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국 정부 기조가 흔들리는 탓이다.

특히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사회 다자주의 회복을 천명, 임기 초반부터 아프리카연합(AU), 유럽연합(EU) 등과 척을 지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다만 정부는 우선 관망 속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든 바이든 차기 행정부든 한·미 정부 간 소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WTO 사무총장 선출 컨센서스(전원일치) 과정이 미뤄진 가운데 회원국들의 표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지난달 27일까지 치러진 WTO 사무총장 선출 최종 라운드에서 상대 후보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지이웨알라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WTO 측은 두 후보 간 정확한 득표 차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오콘지이웨알라 후보는 164개국 회원국 가운데 100여 국의 표를, 즉 과반을 훌쩍 넘는 지지를 얻었다.

오콘지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한 회원국 중에는 27개국이 몰표를 던진 EU와 55개국에 달하는 AU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본부장은 아시아와 WTO 개혁 소그룹 회원국 등 지역별로 고른 지지를 받았다. 동시에 미국 정부도 유 본부장의 열세에도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오콘지이웨알라 후보를 비토(VETO·거부권)했다.

WTO 사무총장은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를 얻어야 최종 선출된다. 미국 정부가 오콘지이웨알라 후보를 계속해 비토한다면 그가 사무총장으로 뽑힐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교체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미국 정부 지지를 통해 막판 뒤집기를 기대한 한국 정부로서는 되려 난처해진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20일까지는 유지되지만, 불명예스러운 낙선으로 사실상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어진 탓이다.

다만 정부는 일단 새로 들어설 바이든 정부와의 소통에 집중할 방침이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도 유 본부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바꿀 가능성 많은 것으로 많이들 분석하는데 아직 모르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두 달 이상 남기도 했고, 이런저런 점을 고려해 정부가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3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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