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사 다른 선택 기아차 또 다시 파업수순...완성차 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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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1-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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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업 돌입시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

  • 현대차 11년만에 기본급 동결·무분규 타결

  • 한국지엠, 파업으로 생산손실...르노도 난항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사진=연합뉴스]

기아자동차가 올해도 결국 파업 태세를 갖췄다.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가 일찌감치 무분규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 짓고 상생 방안 논의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아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부품업계 등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 노조원 73% 파업 찬성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동조합은 지난 3일 전체 조합원 2만9261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여인원(2만6222명 전체의 89.6%)의 73.3%인 2만1457명이 파업 찬성의 뜻을 밝혔다. 

찬성이 절반을 넘기면서 노조는 오는 5일께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 동지들의 투쟁 동력을 모아 2020년 임단협에서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측의 교섭행태를 응징하고, 우리의 소중한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해 당당히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으로 지급 △정년 60세에서 65세로 연장 △통상임금 확대 적용 △노동이사제 도입 △전기차 핵심 부품 자체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회사가 올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엔진 결함 대손충당금 등 품질비용 1조2592억원을 반영한 데 대해 노조는 임금과 복지를 줄이려고 회사가 고의로 실적을 깎은 것으로 규정하고 현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입장은 11년 만에 기본급 동결에 합의하며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차와 극명히 대조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집행부의 성향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출범한 현대차 집행부는 초기부터 '실리주의'를 강조해 왔다. "'뻥'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국민에게 인정받는 노조가 되자"고 강조했다. 반면 기아차 집행부는 "현대차지부가 끝났다고 해서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며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GM, 추가 파업할까··· 부품업체 줄도산 위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기아차의 파업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이틀간 부분파업에 나섰던 한국GM은 이날 오후 사측과 22차 교섭을 재개했다. 한국GM 노조는 추가 파업 등 투쟁 수위를 조율하고 있다. 앞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67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노조도 지난달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우선 내주 예정된 노조 집행부 교체에 집중한 뒤 새 집행부가 꾸려지면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25일부터 10월18일까지 약 3주간 휴업했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2주 만인 지난 2일 판매부진으로 이틀간 다시 문을 닫기도 했다. 르노삼성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업체들은 완성차 업계의 파업이 본격화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납품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춰서게 될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GM 협신회는 지난달 28일 "임단협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더는 완성차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것만큼은 막아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고,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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