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전셋값 오르면 집값 오른다?...과거 데이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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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11-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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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대신 '차라리 사자' 혹은 갭투자 수요 반영

  • 전셋값 상승 조짐 보이자 집값 급등 양상 반복

전세매물 품귀에 따른 전셋값 폭등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전셋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세 대신 ’차라리 사버리자'를 선택하는 실수요자에다 전세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 수요가 가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2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실거래가 통계 기준 전월 대비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두 지표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실거래가 통계가 집계된 201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그래프를 보면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일 때, 전셋값 상승률보다 매매가격 상승률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16년 초 전셋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대에서 플러스 영역으로 올라오자 집값 상승률은 0.4%에서 3개월 만에 1.4%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해 초에도 전셋값 상승률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보합세였던 매매가격 상승률이 급격히 올라 전셋값 상승률을 줄곧 웃도는 양상이었다.

올해 4월경에도 전세 그래프가 먼저 매매가 상승률을 추월한 후 매매가격 폭등장이 시작됐다. 집값 하락장을 유발했던 지난해 9·13대책 이후보다 더 높은 집값 상승률이다.
 

[자료 = 한국감정원]

다만 2014~2015년경에는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당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풀렸던 공급량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 해 전국 분양물량은 2012~2013년 29만 가구 수준에서 2014년 34만 가구, 2015년 52만 가구로 치솟았다.

이후 2017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물량이 평균 30만 가구 초반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공급 선행지표인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도 2015년 76만 가구, 2016년 72만 가구에 달해 집값 하락 전망에 따른 전세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추이를 보면 다시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소폭 웃도는 모습이 관측된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수요-공급 균형을 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찍으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55%, 0.29%, 0.1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각각 0.42%, 0.27%, 0.16%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집계됐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최소 0에서 최대 200까지 산출한다. 100을 초과할수록 수요가 공급량에 비해 많다는 의미인데, 현재 시황은 극단적인 공급 부족 상태인 셈이다.
 

[자료 = 한국감정원]


이처럼 전세 수요가 공급량을 크게 웃도는 원인으로는 가을 이사철과 지난 7월 시행된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청약 대기자 등이 꼽힌다.

임대차 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됐고, 정부가 향후 3년간 수도권에 127만 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한 데 따라 청약 대기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매매가격 잡기와 임차인 권리 보호 정책을 급격하게 추진하면서 전셋값이 뛰었다”며 “전세가 상승은 다시 매매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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