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한국서 AI 솔루션 사업 시동…엔터프라이즈 비중 키우나

AI가속기, SW, 스토리지 등 주요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개

미국 상무부 제재 리스크 안고 국내 기업시장 공략 의지

미국 무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한국에서 기업용 인공지능(AI) 솔루션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 본사 움직임에 맞춰 국내 AI 기술 및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서버 및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인프라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통신장비에 기울어 있는 B2B 사업 무게중심을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쪽으로 끌어당기는 모양새다.

한국화웨이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제3회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참가해 어센드 컴퓨팅솔루션 등 AI 기반 솔루션과 제품을 전시 화웨이 브랜드의 범용 x86 서버, AI 가속장치, 스토리지 시스템 및 데이터 최적화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을 전시하고 참관객들에게 이를 활용해 구축되는 스마트 매장 및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화웨이가 27일 서울 코엑스 제3회 인공지능대전 현장에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인공지능 가속장치 등 솔루션을 전시하고 있다.[사진=임민철 기자]

이날 오전 현장에서 만난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 본사는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연례 행사 '화웨이 커넥트'를 통해 AI 관련 비전과 사업전략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며 "이 부스에 시연된 제품들은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내 기업이 더 나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드웨어 등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무역제재 표적이 돼 있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의 주력 제품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제품 생산을 위한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려면 별도의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가 미국 협력업체의 기술과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업들이 화웨이 제품을 선택해도 실제 도입이나 기술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우려할 수 있다. 한국화웨이 측은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라 작년부터 있었고 본사 차원에서 그 영향에 대비해 왔다"며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 상무부 승인을 취득하는 미국 기업도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화웨이 직원이 27일 서울 코엑스 제3회인공지능대전 전시부스 현장에서 화웨이 AI 솔루션을 활용해 구현된 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행사 전시공간에서 화웨이는 아틀라스(Atlas) 200 AI 가속모듈, 아틀라스 500 AI 엣지 스테이션, 아틀라스 500 프로 등 엣지컴퓨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하드웨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아틀라스 200 AI 가속모듈은 영상 및 사진 디코딩 모듈을 포함하고 있고 아틀라스 500 및 프로 엣지 서버는 클라우드와 엣지 연계 추론을 지원한다.

화웨이는 AI 딥러닝 플랫폼으로 아틀라스 300 AI 가속카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으로 제작된 아틀라스 800 AI 서버, 대규모 데이터셋으로 신경망 학습을 지원하는 아틀라스 900 등 제품군도 선보였다. 이밖에 작년 선보인 AI 프로세서 '어센드 910'와 이를 활용하는 AI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 등을 활용한 솔루션도 전시했다.

이날 한국화웨이는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해 국내 AI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 의지를 내비쳤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AI 칩 시장에서 풀스택 솔루션을 제공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AI 개발자들이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화웨이가 이같은 전략을 통해 국내 입지를 확보하고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앞서 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HPE, 델테크놀로지스, 레노버, IBM 등과 경쟁이 예상된다. 경쟁사들처럼 국내 총판·리셀러 채널 파트너를 통한 유통망 구축과 독립소프트웨어업체(ISV) 파트너 확보를 통해 의미있는 점유율 확대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