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VC리스트⑤] IPO 앞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미래 변화 동참할 투자자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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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10-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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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1호 상장 AC 도전하는 이용관 대표 인터뷰

  • 인적 자본‧기획역량이 핵심 경쟁력...자산화 시스템 ‘블루박스’ 준비 중

  • “대중도 미래 변화 관심 많아...투자로 기술 변화 함께 할 수 있어”

  • “미래 인재는 문제를 푸는 사람 아닌 만들고, 발견하는 사람”

강남 스타트업 씬에서 가장 바쁜 사람 한 명을 고르라면 이용관 대표가 떠오른다. 그는 140여 개사에 달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인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수장이자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20' 조직위원회 운영분과장이다. 최근에는 초기투자기관협회를 구성해 초기투자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대전에 있는 본사와 강남을 오가며 투자 기업을 발굴하는 한편,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 컴퍼니빌딩, 강연 등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포인트마다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다. 시간 관리 비결을 묻자 “저를 조정하는 사람이 많다. (스케줄을) 잊지 않도록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웃음 지어 보였다. 피로감을 압도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는 내년 2월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또 다른 모험에 나서고 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국내 1호 상장 액셀러레이터(AC)에 도전 중인 이 대표를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만났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내년 2월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인 그와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 여기저기서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알았냐.(웃음) 지난해부터 시작한 '동창 프로그램' 1기가 끝나고 2기를 모집했다. 스타트업은 초기 세팅이 중요한데, 어려움을 겪는 팀들이 많아서 함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기획 창업부터 대기업‧중견기업과 함께 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이나 액셀러레이팅을 시도해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컴업2020’ 조직위에 들어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협회에서는 초기 투자기관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강연은 많이 줄였는데, 창업자가 필요로 하면 최대한 가려고 한다."


- 상장 준비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거래소에 처음 상장을 신청한 시기가 7월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밀렸는데, 거래소와 면담하고 현장방문 과정을 거치고 있다. 12월 말에는 신고를 하고, 1월 공모, 2월 초 상장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 중이다.”


- 최근 공모 시장이 뜨겁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났다

“(최근 분위기에 대해) 기대와 걱정 둘 다 있다. 기대하는 부분은 점점 더 좋은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대기업·중견기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모험자본 사이즈 커지고, 산업계에서는 기술이 서로 융합하면서 재밌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요가 많아진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고민되는 부분은 (액셀러레이팅이라는) 업 자체가 처음으로 상장에 도전하다 보니 대중이나 거래소, 관련 기관의 이해가 부족하다. 생긴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당연하다. 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성장성에 관한 문의가 계속 있다. 그런 부분을 중심으로 투자자를 이해시키며 대응하고 있다.“


- 스타트업 씬에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도 충분한 브랜드 파워가 있고, 자금 유치 등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데, 왜 상장이라는 길을 선택했나

“밖으로 보기에는 어려움 없어 보이지만, 저는 굉장히 힘들었다.(웃음)

처음 시도될 때는 1호로서 의미도 있지만, 기존 레퍼런스 없어 이해가 부족한 측면도 있다. 우려나 기대도 공존한다. 실적을 내고, 우려를 성과로 불식시켜 나가면 지지하는 분들이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스타트업도 A라운드 투자받기가 제일 어렵다. 성과를 내면 시리즈 B, C부터는 쉽게 갈 수 있다.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AC는 벤처캐피탈(VC)과 구조적으로 다르다. VC는 투자자를 모집해 운용 수수료를 받고, 수익을 내서 인센티브를 분배하는 구조다. 금융적인 이해관계가 맞으면 펀드로 만들 수 있다. AC는 투자자산이 적고 비용은 많이 든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직원들이 많아 펀드 형태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기업 투자금이 회수돼서 재투자하는 구간 동안 자금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상장 모델을 선택했다.

두 번째 이유는 브랜드다. 초기 창업자는 경험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함께할 파트너를 고르는 게 중요한데, 정보도 부족하다. 결국 중요하게 작동하는 요소가 브랜드다. 상장 과정을 통과하면 재무적으로나 운영의 관리 측면에서 검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부수적인 효과로는 우리도 유능한 인재가 유입돼야 하는데, 회사가 상장돼 있으면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된다.“

 
액셀러레이터의 핵심 경쟁력, 그리고 기업가치

- 상장 과정에서 ‘몸값’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어떤 경쟁력을 기준으로 밸류가 책정이 되면 좋겠나

“평소에도 우리의 핵심 역량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우선, 시드단계 기술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하므로 새로운 기술을 접촉할 기회가 많다. 또, 이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 창업자와의 관계가 깊다. 초기에는 기술을 시장에 적용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 때문에 관계도 점점 깊어진다. 그것이 첫 번째 밸류다.

두 번째는, 심사역의 기획역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이 초기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부터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략을 고민하고, 기획을 반복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획역량이 커지고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 힘을 발휘한다.

이 두 가지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가장 큰 자산이고, 이를 통해 평가받으면 좋겠다. 벤치마크 하고 싶은 회사는 각 산업 분야에 있는 기획사다. 우리는 엔지니어 풀과 심사역, 생태계 네트워크, 기획역량, 실행역량에 따라서 기획창업을 할 수 있다. 어려움에 있는 회사를 반전시키거나 잘하고 있는 회사의 성장을 가속할 수도 있다.“


- 설명한 경쟁력은 사람을 기반으로 한다. 블루포인트 직원 또는 회사와 관계된 사람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 그들이 떠나면 블루포인트는 무엇이 남느냐는 의문이 든다

“좋은 포인트다. 떠나는 것은 걱정 안 한다. 우리는 오픈 시스템을 지향한다. 심사역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많이 하는데, 창업의 경험을 갖고 되돌아올 수 있다. 아니면 또 다른 창업자가 회사에 들어와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도 있다. 회사가 쌓은 자산을 우리만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오픈 시스템이어야 밸류 에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이뤄진 행위의 결과 또는 네트워크의 자산화는 필요하다. 이 목표를 위해서 만들고 있는 시스템이 ‘블루박스’다. 3년 전부터 기획해서 현재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 심사역에 대한 정보, 커뮤니케이션 내역 등이 다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풀고, 서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 상장 이후 블루포인트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그동안 투자했던 아이템은 딥테크 회사가 많다. 기술은 쓰임새가 특정 영역에 한정되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상장 이후에는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어떻게 대중에게 이해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업의 방향, 본질은 변화가 없지만, 곧 대중이 이해관계자로 편입된다. 사업과 과업이 사회나 경제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유통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브랜드 강화의 초점이다.”


- 테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발굴 및 육성도 중요하지만, 자금을 회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당연히 실패 확률도 높다. 리스크 분산은 어떻게 하나

“(테크 기업 투자는 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수익률(ROI) 관점에서도 좋지 않다. 과거에는 대기업 서플라이 체인에 묶인 모델 많아서 성장 가능성도 낮았다.

최근에는 모험자본이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 모험자본 규모가 작을 때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규모에 한계가 있었고, 최대한 빨리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야 했다. 이제는 모험자본이 커지면서 BEP 시기를 늦추더라도 성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수익을 안 내도 투자를 받는 플랫폼 업체가 많아진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런 변화가 테크 쪽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테크 기업도 업사이드가 있다는 판단에서 성장을 충분히 이뤄낸 다음 수익을 실현하라는 분위기다.

또 다른 점 중 하나로, 테크 스타트업은 스몰딜이 많이 일어난다. 기술 중심 기업은 특허나 좋은 엔지니어가 많이 모여 있어서 실패하더라도 하방 리스크를 보호해준다. 보통 스타트업이 망하면 제로가 되는데, 기술과 팀이 괜찮으면 (스몰딜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 이런 특징들을 일반 투자자도 이해할 수 있겠나

“일반 투자자가 기대하는 것과 전문 투자자의 기대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대중도 세상이 빨리 돌아간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변화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많다.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 관련 수출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는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나 회사 있나?’ 이렇게 관심을 가진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그 상황이 왜 발생했고,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잘 전달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가 우리에게 투자하면 그 돈으로 스타트업에 간접투자 하고, 미래 생존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면서 기술 변화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미래 인재는 '문제를 만들고, 발견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 문제를 집요하게 풀어내는 사람'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생존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창업이 월급 생활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세상의 변화 읽는 눈 키워야 생존

- 채용시장에서는 IT 기술자가 대세다. 금융권에서도 MBA 대신 빅데이터, AI를 배운다고 한다. 일련의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테마는 5년, 10년 단위로 계속 변했다. 아버지 시대 때 인재들은 다 화공과에 갔고, 그 다음 전자공학, 의전, 바이오 생명에 갔다가 지금은 AI,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런 현상 자체가 시대상을 반영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과정이다. 기술자 몸값이 높다는 것은 기회가 있고, 사람이 필요하니 이쪽으로 와달라는 경제적 시그널이다. 방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미래에는 AI, 빅데이터를 일반 제품처럼 그냥 사서 쓸 수도 있다.”


- 미래는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

“우리나라 교육은 문제를 주면 잘 풀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창업에서는 문제를 만들고 던질 수 있는 사람, 문제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집요하게 풀어보려고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문제를 스스로 찾고, 공통된 큰 문제로 만들어 정리하고, 새로운 형태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미래 인재라고 생각한다.”


-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판이 흔들리고 있다. 과거 자동차 사업을 한다고 하면 자동차 업체와 경쟁하면 됐는데, 이제는 제조를 안 해도 시가총액 더 커지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엉뚱한 곳에서 리스크가 날아온다. 거꾸로 생각하면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 않나.

창업을 떠나서 개인의 경제생활 관점에서 보면 안전한 곳이 많지 않다. 오히려 스타트업이 안전하다. 스타트업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검증받고, 실패한 결과를 또 다시 검증한다. 이 과정이 성공하면 사람과 자금이 몰려오고, 성장한다. 생존력의 관점에서 세상의 변화를 읽는 눈을 강화하고, 생존력을 극강으로 올릴 수 있다.

예비 창업가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무엇이 답인지 말해줄 수는 없지만, 창업은 생존하는데 굉장한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이라고 답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사업이 실패해도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 긴 수명을 살고, 변동성이 큰 세상에서는 생존 능력이 안전한 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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