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강군①] 北, 덩치 커진 신형 ICBM·SLBM 과시...다음은 '극초음속비행체' 개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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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10-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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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홍 전 공군 항공방공유도탄사령관 "극초음속비행체, 미래 전장 게임체인저"

  • 북한, 南 때릴 신무기 4종세트..."패트리어트 PAC-3와 천궁-Ⅱ로 충분히 대응"

올해 북한은 핵 및 생화학 등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하는  탄도미사일 개발로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작전범위가 광범위하고, 기습공격으로 군의 대응능력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어 국가안위에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강군과 스마트 국방'이 제시되고 있다. 스스로 책임지는 국방, 우리 손으로 지키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진하는 국방과학기술의 현주소,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자주국방의 방향성을 짚어본다.

'초탄필추(初彈必墜)' 정신으로 무장한 김진홍 전 공군항공방공유도탄사령부 사령관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적(敵)의 선제 또는 기습공격을 초격에 격퇴할 수 있는 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최근 한·미 미사일 지침에 대한 수정이 있었다.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최근 ‘우주발사체의 고체추진체 사용 제한 해제’에 대한 내용이 수정되면서 우주발사체의 엔진으로 고체추진기관을 사용하기로 미국과 협의가 완료됐다. 고체추진 미사일은 구조가 단순해서 개발 및 제작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술적 측면에서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고장 가능성 등이 감소하여 발사 성공률도 높아지게 된다. 액체추진체가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하는 것과 달리, 고체추진체는 연료 주입(탑재) 상태로 보관이 가능해 발사 준비시간이 최소화될 수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효용성을 따진다면 군 정찰위성 체계 운용에 적용될 수 있다. 평시에는 최소 소요의 정찰위성을 유지하여 예산을 절감하고, 전시에 신속하게 추가로 정찰위성을 발사하여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한·미 미사일 지침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무엇이 다른가.

"MTCR은 대량살상무기(핵, 화생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의 확산’ 방지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미사일 지침과 유사한 부분은 있으나, 세부내용과 적용 등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다. MTCR은 사거리 300㎞, 탄두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 완제품과 부품, 기술 등의 수출을 통제하는 다자간 협의체다. 미사일 지침은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 능력을 자율적으로 제한해 미국의 미사일 기술 확산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를 통해 선진기술을 이전받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적 선언이다. 또한 미사일 지침상 우리 군은 사거리 800㎞ 이내에서 무제한 탄두중량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3, 대구경조정방사포, 초대형방사포 등에 대한 특징은 무엇인가.

"먼저, 고체추진 미사일이다. 고체추진 미사일은 구조가 단순해 개발 및 운용비용이 저렴,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또한 연료 주입 등 작전준비시간이 단축돼 은밀·기습공격에 유리하고 발사 성공률 또한 높다. 둘째, 다른 기종과 달리 저고도 기동비행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사드, SM-3와 같이 고고도에서 광범위한 지역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요격체계를 회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셋째는 대량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방사포를 대구경화해 남한 전 지역을 공격할 수 있게 할 것이며, 이를 통해 탄도탄과 방사포 혼합사격을 통해 우리 군 미사일방어체계를 교란할 것이다."

-우리 군의 대응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

"북한의 위협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우리의 대응체계 또한 다양화·고도화됐다. 한·미동맹의 월등한 미사일 공격체계(항공기, 지대지)와 방어체계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이 갖지 못한 ISR 능력과 정밀타격능력, 미사일방어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대응방안이 북한의 변칙적인 전술운용을 오히려 제한하게 할 것이다. 또한, 기동형 미사일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러시아·중국 등에서 운용 중인 위협이며, 패트리어트 PAC-3와 천궁-Ⅱ는 이러한 기동형 미사일 위협을 고려해 개발된 체계다."

-국방 과학화, 특히 유도무기분야의 발전방향은.

"여러 가지 발전요소들이 있겠지만, 세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하나는 미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요격기술의 발전이고, 다른 하나는 미사일방어체계의 경제성·효율성 제고다. 마지막으로, 진화적 성능개량 추진을 꼽고 싶다. 먼저 미래 기동형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사실 노동·스커드 등 전통적으로 탄도 비행하는 미사일은 이제 더 이상 극복할 수 없는 대상이 아니다. 요격체계의 기술이 그만큼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기동하는 신형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했듯이, 중국·러시아 등 군사 선진국들은 더 진보된 극초음속비행체(HGV) 등을 개발하고 있다. HGV는 속도와 기동성 측면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차원이 다르며, 미래 전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다."

-북한이 HGV를 개발할 것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먼저 미사일방어체계의 탐지추적능력, 요격유도탄의 추적속도 및 기동성능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아울러 미사일방어체계를 복합체계로 개발해 경제성·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다.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대한 핵심적인 비판이 ‘막대한 예산소요’와 ‘기술구현 가능성’이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도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파괴력, 정밀도, 은밀침투기술의 발전으로 방공 위협이 탄도탄 중심에서 무인항공기(드론 포함), 로켓, 스텔스항공기, 극초음속비행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각 위협별로 대응체계를 개발·배치한다면 상당한 예산 낭비일 것이다. 미래 유도무기는 드론 등 저비용 위협부터, HGV 등 고비용 위협까지 위협의 특성별로 맞춤화된 대응이 가능하도록 복합무기로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겠나.

"지휘통제체계와 레이더는 하나로 통합하되 적 드론 등 소형무인기는 레이저로 요격하고, 로켓 등 장사정포는 장사정포요격탄으로, 탄도미사일과 HGV는 천궁 유도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면 경제적·효율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각각의 기능을 모듈화해 작전환경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선택해 운용할 수 있다면, 우리 대응체계도 경제적으로 구축·운용하고, 적에게도 판단을 복잡하게 하여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에 대해 평가하자면. 

"장거리 유도무기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광범위한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궁과 패트리엇의 경우 방어범위가 비교적 좁은 반면, L-SAM은 수배의 광범위한 지역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다. 대도시 및 핵심군사시설 위주의 방어범위를 전 국토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도 40~60㎞ 이상의 고고도 상층 방어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L-SAM으로 1차 요격, 실패 시 패트리엇과 천궁으로 2차 요격함으로써 요격신뢰도를 최소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광범위한 지역을 보다 신뢰도 높게 방어할 수 있다."

-우리 군과 미군의 미사일방어 기술의 차이점과 특징은 각각 무엇인가.

"미사일방어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위협이 멀리 떨어져 있고, 방어해야 할 지역이 광대할 경우 장거리(중간단계)·고고도(외기권)에서 방어하는 것이 유리하고, 위협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또 방어해야 할 지역이 비교적 좁다면 근거리(종말단계)·저고도(대기권 내)에서 방어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 세계 위협을 상대하는 미국의 경우 본토방어는 GBI, SM-3와 같은 중간단계 고고도 방어체계로, 해외의 동맹국(한국 포함)과 주둔미군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와 패트리엇 같은 종말단계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 군은 한반도 작전환경을 고려해 종말단계 위주의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과 주한미군 전력을 방어하기 위해 배치된 미국 측의 전력과 연합작전을 위해 한·미 체계 간 작전상황 공유가 실시간으로 가능토록 해야 하고, 평시에는 이를 위한 연습을 활발히 해야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업그레이드 등이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을 의미하나.

"흔히 MD 편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상황을 지적한다. 하나는 주한미군의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미국 본토방어를 위한 MD체계의 전진배치로 인식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간 작전상황 공유를 위한 통신망 연동과 연합연습을 KAMD의 미국 MD망 편입으로 보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사드와 패트리엇은 미국 본토방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과 같은 종말단계 방어체계의 탐지능력과 요격능력은 1만㎞ 이상 이격된 미 본토방어를 위해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미군의 경우 본토방어를 위해 별도로 지·해상뿐 아니라 우주까지 중첩된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반도 내 미측의 사드와 패트리엇이 배치되는 것은 우리가 미국 MD에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사드와 패트리엇이 우리 군의 KAMD에 편입된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논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주한미군 체계와 우리 군 미사일방어체계 간 통신망 연동과 연합연습도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오히려 장려돼야 할 사안이다. 미국 MD를 위한 연습이 아니라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 KAMD를 강화하는 연습이다."

-KAMD 추진 방향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전국에 산재된 인구밀집지역, 국가중요시설 등에는 기본적으로 하층방어체계를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천궁-Ⅱ체계를 개발했고 향후 추가적인 성능 개량 등을 통해 가장 핵심이 되는 하층방어 능력을 보강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북극성2형 등 일부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위협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므로, L-SAM 등 종말단계 상층방어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구비도 점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우리 군의 KAMD는 가장 핵심 대응책인 종말단계와 하층방어능력을 탄탄히 하면서 미래 잠재적 위협까지 대응할 수 있는 종말단계 상층방어, 중간단계 방어 등으로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 

◆주요 경력

∙ 2018~현재 : 국방융복합기술연구소 부소장(호서대), 사단법인 국군문화진흥원 이사
∙ 2017~2018 : 국방과학연구소 전문위원
∙ 2015~2016 :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사령관 / 전역
∙ 2008~2009 / 2006~2007 : 공군본부 방공포병과 과장 / 합참 연합전력담당

◆주요 수상 경력

∙ 2017 : 미국, 공로훈장
∙ 2014 : 보국훈장 천수장
∙ 2010 : 대통령 표창 외 다수

 

김진홍 전 방공유도탄 사령관 인터뷰[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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