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수익성 악화 우려에 허리띠 졸라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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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10-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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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선방에도…내년 경영환경 불확실

  • 유·무형자산 정리…고정비 지출 최소화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인 비용 절감 행보에 돌입했다. 지난 3분기까진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다가오는 연말 및 내년 상반기에는 경영환경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행보다. 불필요한 유·무형 자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고정지출도 최소치까지 줄여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분기 말 국내 영업점 수는 총 3535개로, 작년 동기(3648개)보다 113개가 줄었다. 하반기에도 77개의 추가 점포 축소가 예정돼 있다. 금융당국의 점포 폐쇄 자제 권고에도,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셈이다.

당장 이날 신한은행은 11개, 우리은행은 20개의 지점 및 출장소 문을 각각 닫는다. 국민은행도 23일까지 여의도 소재 지점 폐쇄에 나선다. 하나은행 역시 내달부터 연말까지 18개의 점포를 축소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전환과 수익성 제고 과제가 맞물려 영업점 통폐합이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점포 운영 현황에까지 간섭하고 나서는 건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자동화기기(ATM)도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 4대 은행의 6월 말 ATM 기기 수는 2만915개로 작년 동기(2만2090개)보다 1175개가 축소됐다. 향후에도 비슷한 규모의 ATM 기기 정리 작업이 이뤄질 거란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휴 부동산 정리 작업도 지속 시도 중이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 12~14일 서울과 부산, 경기 고양시 등에 보유한 상가 30곳(총 1072억원 규모)에 대한 매각을 시도했다.

전체 인력도 줄여나가고 있다. 4대 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작년 6월 6만875명에서 올해 6월 6만614명으로 261명이 줄었다. 가장 감소폭이 컸던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1만3770명에서 1만3440명으로 330명이 줄었다.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절감도 핵심 경영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전 부서를 통해 효율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을 취합한 걸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특성상) 고정비 지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하반기에는 판관비 관리 방안을 세부적으로 가다듬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다. 건전성 측면에서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판단이다. 내년 상반기의 경우 비이자 부문의 회복 부진 및 대손비용 증가 등 부정적 흐름이 비교적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21년 금융산업 전망'을 통해 “내년 은행은 비이자부문 회복 부진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며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기간,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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