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법인카드 논란에 기자들 달려간 '이곳'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완 기자
입력 2020-10-19 16: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장하성 주중대사 법인카드 논란에 고파스에는 장 대사 비판 잇달아

  • 고파스 운영자 "청년 세대 생각 읽을 수 있어 언론에 자주 언급돼"

  • "고파스의 차별점? 운영진 개입 최소화로 이용자간 소통은 극대화"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고려대 교수 중에 장하성 주중대사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장 대사를 비꼬는 글들이 올라왔다. [사진=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 갈무리]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가 한국 사회를 둘러싼 청년의 목소리를 가늠해볼 리트머스 시험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가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다. 

최근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고려대 교수 중에 장하성 주중대사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고파스에는 장 대사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지난 7월에는 '2020년 고려대의 가장 부끄러운 교우' 투표도 이 사이트에서 진행됐다. 김의겸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홍준표 국회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 등이 후보로 올랐다. 

언론도 이런 문화에 주목했다. 박종찬 고파스 운영자는 고파스 내 여론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유에 대해 "(고파스) 2030세대의 다양한 생각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진=박종찬 고파스 운영자]


박 대표는 19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대학 커뮤니티 중 규모가 큰 곳 중 하나로 꼽히는 고파스에는 하루에도 수천건에 달하는 글이 올라온다"며 "20~30대 청년 세대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들은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로 수천만원을 결제해 중징계를 받게 됐다. 이 중에 장하성 주중 대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자 고파스에는 장 대사를 비꼬는 글들이 올라왔다.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장 대사가 지난 2016년 '청년들이여, 제발 아프지 말고 분노하자!'를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한 것에 빗대어 "교수님, 가르침대로 분노하면 되는 타이밍일까요"라며 비꼬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고려대 종합감사 등 고려대와 연관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고파스가 주목받고 있다"며 "학생들의 생각을 쉽게 알 수 있는 곳 중에 고파스만한 곳이 없어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파스 탄생? 학교 검열 피하고자 시작했다
고파스는 박 대표가 지난 2008년 부총학생회장 당시 만든 고려대 동문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다. 고파스를 만든 이유는 학교의 검열과 간섭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박 대표는 "고파스가 없었을 때는 고려대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썼지만, 이곳에 학교와 교수에 대한 불만이 올라오자 익명제에서 실명제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 노출을 우려한 학생들이 비판 글을 쉽게 쓸 수 없게 되자 이용률은 자연스럽게 낮아졌고, 재학생이 마음 편히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고파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종찬 고파스 운영자]


박 대표는 다른 대학 커뮤니티 등과 비교해 고파스가 지닌 강점으로 '자율성'을 꼽았다. 사이트 내 운영진 개입을 최소화해 재학생과 졸업생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고파스에 불량 게시물이 올라올 경우, 운영진이 아닌 이용자들로 구성된 배심원 제도로 제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심원 제도는 불량 게시물에 대한 제재(강등·경고 등)를 고파스 이용자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같은 운영 방식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고파스는 올해 2020한국모바일브랜드대상 '대학 커뮤니티'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한 번도 같은 디자인을 유지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매년 고파스를 업데이트해 이용자 눈높이를 맞추는 데 힘쓰고 있다"며 "고파스는 고려대 재학생·졸업생으로 이뤄졌지만, 재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동문 커뮤니티로 남을 수밖에 없는 만큼 재학생을 고파스로 꾸준히 끌어들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고파스를 고려대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가 소식을 담아내는 '집합체'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고파스 내에서 공유하고 있는 자취방·하숙방 정보를 다른 대학가로 차츰 확대하겠다"며 "대학생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소통의 장을 넘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