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펀드 이상기후에 고공행진… "비중 늘려 인플레 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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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10-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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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농산물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자재펀드 가운데 하나인 농산물펀드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따른 손실을 상쇄해줄 수단으로 손꼽힌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개 농산물펀드(설정액 10억원·출시 1개월 이상) 수익률은 이달 8일까지 일주일 만에 평균 4.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944개)는 2.62%에 그쳤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44개 테마펀드와 비교해도 가장 앞서는 성과다. 농산물펀드 다음으로 성과가 좋은 레버리지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4.01%에 머물렀다. 기타그룹주펀드(2.78%)와 녹색성장펀드(2.67%), 국내금융펀드(2.65%), 통일펀드(2.65%)는 모두 3%에 못 미쳤다.

농산물펀드 성과가 나아지기 시작한 때는 반년 전부터다. 연초부터 보면 여전히 3%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있다. 반면 농산물펀드는 최근 6개월 사이 13.39%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3개월과 1개월 수익률도 각각 11.98%, 5.92%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농산물 가격을 오름세로 돌려놓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농산물 가격은 이상기후와 코로나19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농산물지수는 14% 가까이 상승했고, 이에 비해 같은 원자재지수인 귀금속·에너지지수는 각각 7%, 3%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고 했다.

우리나라 상황도 마찬가지다. 여현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축수산물이 2~3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채소류 가격이 긴 장마와 태풍으로 뛰면서 전체 물가를 1.1% 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고 했다.

농산물펀드 강세가 더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들어 미국 곡물 작황을 악화시킨 라니냐는 약 75% 확률로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보다는 공급이 농산물 가격을 쥐락펴락한다"며 "곡물 파종을 얼마 전 시작한 남미 지역도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미 지역 통화까지 강세로 돌아서면 농산물펀드 매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인플레 헤지 차원에서 원자재시장에 투자한다면 농산물 섹터까지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과거부터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컸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대개 선물값이 현물값보다 비싸고, 이런 이유로 농산물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한다. 중장기 수익률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농산물펀드는 최근 2년 동안 8.34%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손실은 3년에 14.70%, 5년에는 24.52%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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