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집중호우에 펌프장 파손...농어촌공사 설계 잘못 알고도 방치, 피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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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10-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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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방보다 낮게 설계된 펌프장 22곳 310개

배수 펌프장 설계 잘못을 알고서도 방치한 탓에 올해 집중호우로 223억8300만원 상당의 시설복구비, 농경지 침수 피해 등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펌프장 위치가 제방보다 낮아서 침수된 사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24일부터 8월 16일 사이 제방보다 펌프장 위치가 낮게 설치된 전국 22곳 배수펌프장이 호우에 잠겨 파손됐다.

펌프장이 제 역할을 못 해 1101.2ha(333만1130평)의 농경지도 침수됐다. 배수펌프장은 농경지에 물이 찰 경우 하천으로 물을 퍼내는 시설이지만 제방의 물이 범람해 낮은 지대의 펌프장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22곳의 펌프장 침수로 인한 시설 피해는 재가동을 위한 긴급복구비 36억6200만원, 펌프장 높이를 올려서 짓기 위한 항구복구비 167억7200만원 등 총 204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펌프장 기능 상실로 인한 농경지 침수 추정 피해액은 19억4900만원이다.
 

경남 합천군 청덕 대부 배수장이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농어촌공사는 태풍 매미로 인한 기록적인 침수피해 이후 지난 2005년부터는 펌프장 위치를 제방 이상으로 올려 짓는 방식으로 설계기준을 바꿨다.

하지만 2005년 이전에 설계된 제방보다 낮은 펌프장 638곳 중 328곳만 높이를 올리는 사업을 완료하고 나머지는 15년간 방치됐다. 이번에 침수된 펌프장 22곳도 모두 2005년 이전에 설계된 펌프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국 펌프장 942곳 중 제방보다 낮게 설치된 펌프장은 최근 침수 피해를 본 22곳 포함 전국에 총 310곳이다.

서삼석 의원은 "진작에 펌프장 위치를 높이는 수해 예방대책을 시행했어야 했지만 이미 2005년에 위험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방치한 것은 농어촌공사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시급한 보완공사로 다시금 반복될 수 있는 농경지 침수 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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